시즌 최종전 첫 타석서 대기록
한국프로야구 33년 만에 처음 128경기 만에 달성 가치 더해
서건창(25ㆍ넥센)이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200안타 미답지에 발을 들여놓았다.
서건창은 17일 올 시즌 최종전인 목동 SK전에서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안타를 기록했다. 상대투수 채병용과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 승부에서 몸쪽 직구를 잡아 당겨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다. 이로써 서건창은 프로야구 출범 33년 만에 한 시즌 200안타 고지에 오른 최초의 선수가 됐다. 200안타는 고지는 이종범(196안타ㆍ1994년) 한화 코치와 LG 이병규(192안타ㆍ1999년)가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오르지 못했다.
무엇보다 128경기만 치르는 국내프로야구에서 서건창은 경기당 평균 1.56개의 안타를 양산하며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 이를 메이저리그 한 시즌 경기 수(162경기)로 환산하면 253안타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004년 스즈키 이치로가 세운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최다 안타 기록 262개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200안타는 144경기를 치르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5명이 총 6차례 달성한 게 전부다. 지난 1994년 이치로(210안타)로 처음 고지를 밟은 뒤, 현재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뛰는 아오키 노리치카가 2005년(202안타), 2010년(209안타) 2차례 성공했다. 또 2007년 알렉스 라미레스(204안타)가, 2010년에는 맷 머튼(214개)과 니시오카 쓰요시(206개) 등이 달성했다. 메이저리그로 눈을 돌려 봐도 올해는 단 2명, 지난해에는 한 명도 없었다.
서건창은 빠른 발을 갖췄으나 번트안타(4개)와 내야안타(17개) 숫자는 적은 편이다. 대부분의 안타(179개)가 외야로 뻗어 나갔다. 이중 2루타는 40개, 3루타 17개. 홈런도 7개나 된다. 3루타는 단일시즌 최다기록이다.
안타 비율도 이상적이다. 좌전안타가 62개, 중전안타 67개, 우전안타는 71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작년에는 왼쪽으로 가는 타구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올해는 히팅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되며 타구가 부챗살을 그린다”고 평했다.
서건창은 월별로 5월과 8월에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시즌 개막 후 4월까지 35개, 5월 39개, 6월 33개, 8월 38개, 올스타 브레이크와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었던 7월과 9월에도 각각 25개와 11개를 기록했다. 반면 그가 올 시즌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21경기에 불과했다. 그 중 이틀 연속 무안타로 고개를 숙인 것도 단 한 번뿐이다. 8월 4일 잠실 LG전에서 3타수 무안타, 5일 목동 SK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이 연속 무안타 경기의 전부였다.
한편 넥센은 5번 강정호가 1회 투런 홈런(40호)을 폭발하며 사상 처음으로 토종 40홈런 타자를 2명 보유한 팀이 됐다. 그 동안 한 팀에 속한 타자 2명이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9년 삼성 이승엽(54홈런)과 스미스(40홈런) 뿐이었다. 토종 거포, 외국인 타자 조합이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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