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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사건기자가 말하는 기자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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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사건기자가 말하는 기자로 산다는 것

입력
2014.10.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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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용 지음

큰곰 발행ㆍ304쪽ㆍ1만5,000원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내보내거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를 했다고 해서 기자를 쓰레기에 비유해 기레기로 부르는 일까지 일어났다.

‘니가 기자냐?’는 기자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대에, 기자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말하려는 책이다. 한국일보에서 26년 동안 사회부 사건기자 등으로 일해 온 저자가 후배기자와, 기자 지망생, 그리고 언론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자신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정리했다.

1981년 12월 31일 밤 사회부 야근기자로 경찰서를 돌다가 자칫 낙종할뻔 한 일화를 비롯해 타 신문과의 경쟁에서 오는 압박감, 특종에 대한 염원, 낙종한 뒤 당한 질책, 시신을 본 뒤의 구토증세, 취재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과 허탈함, 기자로서 느낀 부끄러움, 경찰을 사칭한 취재, 마감시간 맞추기 등 기자로서 겪은 일과 느낀 것들을 모았다. 기혼의 사건기자로서 겪는 개인적 고충과, 휴대폰 등 통신수단이 별로 없던 열악한 환경에서 시도한 취재, 선후배들과 얽힌 여러 사연과 술과 관련한 일화 등도 흥미롭다. 그런 것들을 통해 당시 기자 사회의 풍경과 그들의 애환 및 보람 등을 볼 수 있다.

저자가 사건기자로 활약하던 1980년대 권위주의 정부 시절은 정치 기사가 위축된 대신 사건 기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각종 사건과, 그들 사건의 이면 및 취재기자로서 가졌던 생각 등을 종합하면 당시 한국 사회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오보를 특히 경계하고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을 후배 기자들에게 전하기도 한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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