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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문·자율성으로 국가대표급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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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문·자율성으로 국가대표급 우뚝

입력
2014.10.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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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면 열리는 국가대표급 축제 2개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국내에 수많은 문화 관련 축제 중 관객 동원이나 만족도에 있어서 두 행사를 따라잡을 만한 것을 찾기는 쉽지 않다.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열리는 두 행사는 단지 지역 축제의 의미를 넘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행사로 자리잡았다.

내년이면 20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영화의 경향을 집약하는 한편 아시아 곳곳의 재능 있는 감독들을 집중 소개하면서 아시아영화의 허브 역할을 해내고 있다. ‘79개국 312편의 상영작’ ‘역대 최다 관객 22만6,000여명’ 같은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부산영화제가 점점 아시아 영화 산업이 교류할 수 있는 마켓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영화제는 조직의 독립적인 운영과 행사의 질에 있어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2012년 부산발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부산영화제를 찾는 관객의 만족도는 전반적인 출품작의 질에 있어서 74.3%, 출품작의 양에서 69.4%로 나타났다. 영화제가 지자체의 외압과 간섭에 흔들리지 않고 전문성과 일관성을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15회 행사를 끝으로 집행위원장에서 퇴임한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부산영화제의 첫 번째 성공 비결로 “정치적 중립과 자율성”을 꼽았다. 올해 영화제에서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직ㆍ간접 간섭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고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03년 시작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올해 문화체육부가 선정한 최우수 문화관광축제 8개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관객 만족도가 높은 축제다. 연인원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단기간 내에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주최 측이 재즈 공연만 내세우지 않고 가족 단위의 관객이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임업 지역의 이미지가 강했던 가평군이 문화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유휴지였던 자라섬이 국제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자 대표적인 캠핑 지역으로 바뀐 것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가평군의 지원과 대기업의 후원을 받으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하며 행사의 연속성을 지켜내고 있다. 재즈라는 이국적 음악 문화와 지역 문화 사이의 괴리감을 좁히기 위해 주민들을 축제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공연의 내실을 기할 수 있는 건 아시아 지역의 재즈페스티벌들과 연계해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을 섭외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수익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려 했고, 계속 키워갈 수 있고 더욱 건강해지는 축제를 만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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