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능 정답 없는 문제 틀린 학생 1만9000명… 소송대란 예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능 정답 없는 문제 틀린 학생 1만9000명… 소송대란 예고

입력
2014.10.16 20:00
0 0

작년 수능 직후 전문가들 오류 지적… 당시 인정 안 한 교육당국 비난 목소리

16일 서울고등법원이 지난해 대학수학능력 시험 세계지리 8번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면서 교육당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 오답처리 됐던 학생들의 성적이 뒤바뀔 수도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법적으로는 실제 구제받을 수 있는 학생의 수가 많지 않을 전망이나 피해 학생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65만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수능에서 출제 오류가 인정된 것도 4번째여서 수능 출제와 채점을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초유의 사태를 맞은 교육부와 평가원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앞서 2004년, 2008년, 2010년 등 3차례에 걸쳐 출제 오류가 있었고 모두 복수정답을 인정한 바 있으나, 법원에서 ‘정답이 없다’고 판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발생했던 문제 오류들은 입시 전형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재채점을 통해 점수를 조정했기 때문에 최종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서울고법 판결은 2014학년도 입시가 완료된 후 나온 것이라 문제가 복잡해졌다. 평가원 관계자는 “판결문을 보고 입장을 정하겠다”면서도 “2심에서 등급취소를 결정하라고 한 것이 실제 가능한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급 변경 규모와 범위, 그리고 세계지리 8번 문항 하나 때문에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된 학생들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이미 끝난 입시가 번복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법원이 판결로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박대훈 전 EBS 사회탐구 강사는 “8번 문제를 틀린 학생들만 1만9,000여명에 달한다”며 “설마 바뀌겠냐며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젠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소송법에 따라 등급조정이 가능한 수험생은 최대 22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평가원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평가원 측은 “상고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최종 판결이 늦어지게 돼 결국 수능 문제 오류의 확정 여부와 관계 없이 학생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대훈 강사는 “3점짜리 문제 때문에 재수하고 있는 학생들과 근소한 차이로 떨어진 학생들, 대학을 하향지원해서 간 학생들이 가장 억울할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한 번도 없어 뭐라 딱히 말하기 어렵다”며 “평가원에서 관련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세계지리 교사 등 많은 전문가들이 수능 출제 오류를 지적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은 교육당국을 향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대학입학 전형이 끝나버린 지금 오류 인정 판결은 만시지탄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며 “작년 수능 직후 문제오류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졌음에도 평가원과 교육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