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잔치’는 남의 일만 같았던 캔자스시티가 기적 같은 질주로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로 턱걸이했는데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만 8연승이다.
캔자스시티는 16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커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2-1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디트로이트에 내주고 2위로 와일드카드를 거쳐야 했던 캔자스시티는 단판 와일드카드 승부에서 오클랜드를 연장전 끝에 9-8로 눌렀다. 이 길이 8연승으로 이어질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0.605) 팀인 LA 에인절스를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제압했다. 이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팀 볼티모어마저 전승으로 쓰러뜨린 것이다. 볼티모어는 올시즌 최강의 전력으로 월드시리즈 유력 후승 후보였다.
메이저리그 가을 역사도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개막 후 8연승은 2007년 콜로라도의 기록(7연승)을 넘어서 역대 메이저리그 단일 포스트시즌 개막 후 최다 연승 이다.
또 29년 전인 1985년 당시 월드시리즈 5~7차전을 합치면 포스트시즌 11연승이다. 이번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승리하면 뉴욕 양키스만 두 차례 기록한 12연승과 타이를 이룬다. 또 단일 포스트시즌 9연승도 기록하게 돼 2004년 보스턴과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8연승을 넘어 최고가 된다.
캔자스시티의 드라마틱한 반전이 더 주목 받는 이유는 비인기 구단에 만년 약체였기 때문이다. 1985년 우승을 끝으로 캔자스시티는 중부지구 꼴찌를 9번이나 했고, 3할대 승률에 그친 시즌도 5차례였다. 게다가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에 따르면 캔자스시티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9,100만달러(962억원)에 불과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18위에 그친다. 팀 내에서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는 2명밖에 없고 대부분이 마이너리그에서 육성한 유망주들이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4위로 지명된 빌리 버틀러(28), 2007년 전체 2순위 마이크 무스타커스(26), 2008년 전체 3순위 에릭 호스머(25) 등이 기적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호스머는 포스트시즌에서만 타율 4할4푼8리를 기록 중이다. 2007년 전체 306위로 간신히 데뷔했던 그렉 홀랜드(29)는 마무리투수로 성장해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6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으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6-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나간 샌프란시스코는 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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