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어머니를 해치겠다는 환청을 듣고 길가에 있던 3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조선족 청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4일 오후 9시 20분쯤 광진구의 한 주택가에서 A(35)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조선족 한모(27)씨를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동네 주민 A씨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흉기로 등과 손 등을 4, 5회 찌르고 달아났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신의 집에 숨어 있다가 흉기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한 한씨를 격투 끝에 체포했다. A씨는 구급차를 타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다음날 오전 2시쯤 과다 출혈 등으로 결국 목숨을 잃었다.
조사결과 한씨는 사고 직전 자신의 집 안에서 “어머니를 해고하겠다” “어머니를 찔러 죽이겠다”는 남성의 목소리를 듣고 흥분해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갔다. 한씨는 “집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A씨가 말한 것으로 생각하고 찔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씨는 물론 한씨의 어머니와 일면식도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가 환청을 들은 것 같다”며 “체포 후에도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2년 전 어머니와 함께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한씨는 자동차 정비공으로, 한씨의 어머니는 서울 강남의 한 식당 종업원으로 취직했다. 한씨는 일을 그만 두고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올해 7월 재입국했다. 한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우울증을 앓아 왔고 치료약도 잘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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