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순 회장 기자회견 열어..."협회 회계 불투명...협박도 받았다"
집행부 "회장이 출연금 안 내" 반박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로 화려하게 부활한 한국 레슬링이 내분에 휩싸였다. 협회장과 사무국장이 한 자리에서 폭로전을 벌이는 등 갈등이 폭발했다.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학열 사무국장과 김기정 전무이사 등 집행부가 협회 내에서 제왕적 권력을 휘두른다.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금 지급을 강요했다”며 “검ㆍ경 스포츠 4대악 비리신고센터에 이들의 행동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했고, 검찰에도 고발했다”고 밝혔다.
자체 마케팅 등 수익 기반이 없는 대부분의 경기단체는 회장 출연금을 포함한 각종 후원에 의존해 1년 예산을 운영한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출연금의 규모에 따라 협회의 살림살이도 달라진다.
임 회장은 “외부 감사를 통해 회계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출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국장과 전무이사가 기부금 5억원 정도를 개인 회사에 임시로 대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기부금으로 3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7,000만원은 영수증 없이 사용하겠다고 하더라”며 “아시안게임 도중 경기장에 접근하기도 어렵도록 집행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4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회장 직무정지 절차에 돌입한 집행부 측은 “회장이 온갖 핑계를 대며 출연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들은 “불투명한 회계를 요구했다는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협박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학렬 사무국장은 “취임하면 출연금을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계속해서 말을 바꿨다”며 “상당한 재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장으로 모셔왔는데, 실제 그런 능력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3억원어치 수표를 취재진에 펼쳐 보이며 반박 했다. 그는 “이 돈은 아시안게임에서 헌신한 선수들을 위한 포상금이다. 사무국장의 말대로 내가 ‘돈 한 푼 없는 사기꾼’이라면 감히 할 수 없는 일이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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