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 Word Play (재미있는 말)
언론사마다 영어 표기의 지침이 있다. AP(Associated Press)통신은 일찌감치 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키고 있으며 Washing Post, New York Times 같은 일간지와 TIME 같은 주간지도 그렇게 하고 있다. 언론사가 아니라도 Chicago Manual처럼 업무 환경에서 지침으로 삼는 기준이 있다. 그러나 각각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 중에는 우리가 보기에 다소 과한 것도 있다. 일례로 “I went to Lebanon last week”라고 하면 레바논이 국가 이름인지 도시 이름인지 분간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 Pennsylvania주에 있는 소도시 레바논을 지칭할 때에는 “I went to Lebanon, Penn. last week”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Madison이라는 지명도 미국에 30개 가까이 되기 때문에 ‘Madison, Wis.’처럼 적어야 Wisconsin주의 도시 Madison으로 알아들을 수 있다. Oxford라는 지명을 보면 영국이 먼저 떠오르지만 미국에도 Oxford가 20곳이나 된다. 따라서 도시 이름을 말할 때는 그 뒤에 state name을 써야 명확해진다. ‘Oxford, MA’ ‘Oxford, NJ’ ‘Oxford, NY’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유명사인데도 별도 표기법이 대두된 이유는 기사나 공문 작성 시 강제하던 규정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global 시대에는 혼동의 여지가 더 많아져 가이드라인이 더욱 긴요해졌다.
이미 소개했던 것처럼 ‘A, B and C’냐 ‘A, B, and C’ 등 comma 표기도 지침 별로 다르다. 소위 serial comma 논쟁은 Oxford 대학이나 Harvard 대학이 후자를 따르고 미국의 가이드라인도 대부분 후자를 권하고 있어 점차 후자가 규정이 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Style Manual이나 Style Guide는 이제 세계 어디에서나 기사ㆍ공문ㆍ논문 등 공식문장에서 피할 수 없는 지침이 됐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23개 언어 전체에 거의 의무적으로 Interinstitutional Style Guide를 적용하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도 Style Manual이나 Style Guide같은 별도 표기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표기는 단어나 표현의 기록과 관련한 문제이지만 어법이나 문법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외래어 표기를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 역시 나름의 일관된 표기 방식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급격히 증가해 우리말과 더불어 외래어 표기의 일관된 지침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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