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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아이콘이란 말도 이제 듣기 좋아요"

입력
2014.10.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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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드라마 하면 몸싸움은 기본...막바지로 갈수록 비·바닷가 신 많아

작가에게 봐달라고 문자 보내기도"

장서희는“배우라면 누구나 알아주는 작품을 원한다”며 “어떤 드라마든 공감과 재미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KBS 제공
장서희는“배우라면 누구나 알아주는 작품을 원한다”며 “어떤 드라마든 공감과 재미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KBS 제공
KBS 2TV 일일극 '뻐꾸기 둥지'에서 백연희로 출연한 배우 장서희. KBS 제공
KBS 2TV 일일극 '뻐꾸기 둥지'에서 백연희로 출연한 배우 장서희. KBS 제공

5개월 전 KBS 2TV 일일극 ‘뻐꾸기 둥지’의 제작 발표회 현장에서 주인공 장서희(42)에게 “막장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는 것 아니냐”고 짓궂은 질문을 했다. MBC ‘인어아가씨’(2002)와 SBS ‘아내의 유혹’(2008)에 나온 장서희를 잊을 수 없어서였다. 그때 그는 “막장도 하나의 장르가 된 듯하다”며 “그냥 ‘센 드라마’로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아역으로 시작해 어느덧 30년 차가 된 배우의 나름대로 노련한 대답이었다.

‘뻐꾸기 둥지’에서는 사실혼 관계의 남자가 사고로 죽고 뱃속 아이마저 사산된 여인 백연희(장서희)가 과거를 숨기고 재벌가 며느리로 들어간다. 그러나 사랑했던 남자의 여동생 이화영(이채영)이 영구불임이 된 연희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리모로 나선다. 13일(85회)과 14일(86회) 방송분이 시청률 20%를 넘었지만 아버지에게, 남편과 시댁식구에게 복수하는 내용이 ‘인어아가씨’나 ‘아내의 유혹’과 별반 다르지 않다.

끝을 향해 가고 있는 ‘뻐꾸기 둥지’의 장서희를 14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막장 드라마의 대가들과 작업을 다 해봤는데 다른 게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장서희는 기다렸다는 듯 “이제 출생의 비밀 등 꼬인 가족관계를 다루지 않는 드라마는 거의 없다”며 “어쨌든 막장이 그만큼 친근감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여유 있게 입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자부심을 보였다.

“제 연기는 드라마의 성격과 상관없이 똑같습니다. ‘인어아가씨’는 혼신의 힘을 다했기 때문에 특히 잊을 수 없습니다. 마음이 해이해질 때면 그 드라마를 다시 보곤 해요. 당시 모든 것을 쏟아 붓던 모습을 보면 희열이 생겨요.”

장서희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드리운 이들 드라마의 그림자를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그는 “‘인어아가씨’가 당시에는 욕을 먹었지만 이제는 그런 욕이 거의 없다”며 “후배에게 길을 열어준 것 같아 ‘막장의 아이콘’ 같은 말도 듣기 좋다”고 웃었다. 장서희는 드라마에서 “아버지 없이 자라는 게 어떤 건지 짐작이나 해요? 친구들이 아버지 자랑하고 네 아버지 뭐하니 소리가 아프다 못해 멍으로 박혔어!”(‘인어아가씨’) “처참하게 박살 날 너희들…다 부셔버릴 거야!”(‘아내의 유혹’)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에서 민소희로 출연했던 배우 장서희(왼쪽). SBS 제공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에서 민소희로 출연했던 배우 장서희(왼쪽). SBS 제공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에서 은아리영으로 출연한 배우 장서희(오른쪽). MBC 제공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에서 은아리영으로 출연한 배우 장서희(오른쪽). MBC 제공

“네가 어떻게 이걸 보내. 가만 안 둬. 네가 우리 집을 망쳤어!”(‘뻐꾸기 둥지’) 등 감정 기복이 심한 연기를 선보였다.

12일 막을 내린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이 눈 밑에 점을 붙이고 민소희로 등장한 것을 보고는 크게 웃었다. 장서희가 ‘아내의 유혹’에서 점을 붙인 채 또 다른 인물로 나왔던 것을 ‘왔다! 장보리’가 흉내 냈기 때문이다. 장서희는 “마지막 장면이 웃기면서도 기뻤다”면서 “아직도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그 장면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뻐꾸기 둥지’에는 몸을 던지는 연기가 많아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 “몸 싸움은 기본이죠. 막바지로 갈수록 대본에 비를 맞거나 바닷가에서 촬영해야 하는 신이 있어 불안할 때가 있어요. 날씨도 추운데 바닷가라니…작가님께 봐달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죠.”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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