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노래를 담은 CD를 판매, 유족돕기에 나서고 있는 일본인 치과의사가 모금액 전달을 위해 24일 한국을 찾는다.
오카야마현에 거주하는 간바야시 히데오(48)는 6월 자신이 가사를 쓰고 작곡가 고조 요지에게 곡을 의뢰, 만든 ‘네게 하지 못한 말’이라는 노래가 담긴 CD를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 3개국어버전으로 모두 3,000장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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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 가슴이 그저 기도를 할 수 밖에 없었어’ ‘네가 있어 소중한 시간들 너는 내게 선물이었어” 등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담고 있는 이 노래는 오카야마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가수와 한국인 2명이 불렀다. 간바야시는 이 CD를 세월호 유가족 돕기에 1,000엔이상 기부하는 사람에게 무료배포하는 방법으로 모금활동을 전개, 지금까지 100만엔(995만원)을 모았다. 그는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소개받은 한국 단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기 위해 24일 방한한다.
간바야시는 이날 기부금을 전달한 뒤 단원고 학생들이 다니던 경기 안산시의 거리에서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를 예정이며 25일에는 서울 마포구의 폼텍웍스홀에서 자선 콘서트를 개최한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간바야시가 세월호 유가족 돕기에 나선 것은 대학시절 자신의 하숙집에 들렀던 친구가 귀가 도중 살해당하는 경험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친구는 죽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 세월호 유가족의 심정과 닮아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일본의 재해 피해자도 많은데 하필이면 한국인을 돕느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힘든 환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 국적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2011년 3월11일 도호쿠 대지진 당시 국적을 불문하고 일본을 도운 한국인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고바야시의 모금 호소 프레젠테이션을 청취한 사람중 상당수가 눈물을 흘렸고, 이중에는 자녀를 둔 어머니가 많았다.
간바야시는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은 전 세계 어디나 똑같다”며 “세월호 참사 가족들이 빨리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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