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심의ㆍ허가에 줄줄이 '조건', 감독은 건축 비전문 버스운영과 몫
건축 토목 전기 설비 소방...각종 조건 이행여부 감독능력 의문
지하철 동대구역 환기구도 철거...연결통로 완공 때까지 공기오염 우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건설에 따른 부지 특혜매각 의혹(본보 1ㆍ8일자 14면 보도)에 이어 대구시가 공사 안전 관리에 있어서도 특혜를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시는 환승센터 건축심의 과정에서 건축, 토목, 전기, 설비, 소방 등 공정별로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재심의 없이 보완을 조건으로 통과시켰다. 건축허가 부서는 이를 근거로 사업자 측이 제시한 간단한 보완서류를 토대로 일부 조건을 달아 건축허가를 내 주었다. 각종 보완ㆍ이행조건이 많이 붙은 만큼 다른 어느 공사에 비해 행정기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건축 심의 과정에서 공사 전반에 대해 각종 지적 사항이 쏟아졌다. 환승센터 저층부에 적용된 비렌딜 트러스(Vierendel Truss)구조의 처짐 현상, 강풍에 의한 외장 유리의 안전성 평가, 3층 바닥 판을 지지하는 보의 처짐 등에 대한 안전성 평가도 포함됐다. 사업자 측은 화재발생시 비상구역 내 피난 지연시간을 방화셔터 완전 폐쇄시 1분40초, 방화 셔터 2단 강화 시 1분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화재 피난실험 평가서를 제시했지만, 기준시간(2분 이내)에 억지로 짜 맞추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대구시는 심의과정에서 지적된 보완사항의 이행여부를 인가부서에서 관리하도록 해 놓고서도 실제로는 버스운영과 내 담당 1명과 실무자 2명이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정리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창구를 단일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건축허가 과정에 나온 수많은 지적 사항을 이들만으로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토목 건축 전기 설비 소방 등 공정별 전문성 부족으로 인가 과정에서 나온 지적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독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경부선 철로와 대구도시철도1호선 역사, 터널 등이 인접하고 있어 첨단공법을 적용하더라도 어느 공사보다 고도의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곳이다. 1호선 역사와 3.5m, 지하철 터널에서는 옆으로 12.5m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굴착 깊이도 지하 31.2m나 된다.
공사 중 1호선 역사의 환기도 문제다. 사업자인 신세계 측은 시공 과정에 1호선 역사와 선로에 설치된 환기구 6개를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연결통로 공사가 진행되는 몇 달간은 승객들이 탁한 공기와 미세먼지 등으로 불편을 겪을 위험성이 높다.
이에 대해 신세계건설 측은 “터널 내부의 지하철이 달리는 과정에서 외부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에 공기는 순환된다”며 “분진과 미세먼지는 가림막을 설치하고, 역사 내부에 기계식 환풍기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대학의 한 토목공학 교수는 “공사 중 역사 내부에서 환풍기를 가동하더라도 현재보다 공기 질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지질조사를 토대로 한 지하철 안정성검토서는 말 그대로 검토서일 뿐이고, 공사과정에서 토압과 진동 등의 정밀계측을 통해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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