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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사운드 덜어내고 로큰롤 흥 채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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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사운드 덜어내고 로큰롤 흥 채웠죠

입력
2014.10.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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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기본으로 돌아가겠다"

풍부함 대신 단순ㆍ강력한 음 추구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한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는 '장기하와 얼굴들'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노래로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한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는 '장기하와 얼굴들'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노래로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에서 독특한 안무로, ‘싸구려 커피’에서 청년 정서를 대변하는 가사로 주목받았던 작은 밴드는 2011년 2집 음반에 수록된 ‘그렇고 그런 사이’를 통해 한국 최고 록 그룹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로큰롤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6인조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15일 3집 앨범을 공개한다.

리더이자 보컬인 장기하는 “3년 4개월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음반을 위해 하고 싶은 건 다했다”고 말했다. 녹음에 공을 들이고 마스터링(녹음된 곡을 귀에 듣기 좋게 최종 조정하는 작업)을 곡당 최소 2, 3회 했으며 블라인드 테스트로 좋은 음원을 골랐다는 것이다. 기타를 맡은 일본인 하세가와 요헤이는 “일본의 음악 엔지니어가 멜로트론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빌려서 녹음했다”고 말했다. 멜로트론은 1960년대에 사용한 아날로그 빈티지 악기로, 보통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든 연주음을 따와서 이용하지만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앨범을 위해 악기를 직접 써서 녹음했다.

오랜 시간 공들인 앨범이라 예전 음악과도 차이가 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음악의 간소화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사운드가 너무 많으면 흥겨움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로큰롤의 순수한 질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 많이 비워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스 정중엽은 “2집까지는 풍부한 음악을 했는데 2년 전쯤부터 (밴드) 취향이 바뀌었다”며 “곡을 단순하되 강력하게 만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곡은 단순화하되 흥은 더 돋우었다. 선공개된 ‘내 사람’ 뮤직비디오 속 안무도 한층 격렬해졌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를 부르던 시절에는 정해진 안무를 했었습니다. 그때 공연을 하다 제 자신을 보니 제가 참 잘 놀더군요. 저희 공연에 이런 흥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이번에 춤으로 음악을 표현했습니다.” 장기하는 현대무용단 안은미 컴퍼니에서 안무를 배운 적이 있지만 “뮤직비디오 속 춤은 그냥 막춤”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기하는 그 동안 SBS 파워FM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취자 사연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는데 그것들이 곡을 쓰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이 대표적이다. “사연을 들어보면 하루 종일 열심히 살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집에 가서도 마음이 편치 않은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 분들께 집에 가서 푹 쉬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 하지만 오늘밤엔 잠을 자자 푹 자자”라는 가사가 나른한 기타 연주와 함께 반복되며 서서히 줄어드는 후반부가 인상적인 곡이다. 나지막이 말하듯 노래하는 장기하 특유의 보컬이 곡이 전하는 다정한 메시지와 맞아 떨어진다.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파트 1’은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 로고송을 발전시켜 만든 6분38초짜리 초대형 곡이다. 바로 뒤에 이어지는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 파트 2’까지 합하면 10분19초에 달한다. 파트 2는 장기하가 아닌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이 목소리를 맡았다. “곡 끝에 한 음이 더 높아지는 부분을 전인권 선배가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부탁했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었습니다.”

이밖에 2013년 구매자들이 음원 가격을 직접 책정하는 ‘백지수표 프로젝트’로 발매한 곡 ‘좋다 말았네’와, 장기하가 과거 몸담았던 ‘청년실업’의 곡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등이 이번 앨범에 수록됐다. 총 13개 트랙이 저마다 다양한 ‘사람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그저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마음의 상태를 곡마다 하나씩 노래했습니다. 아,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3일부터 서울에서 여덟 차례 공연한 뒤 3집 발매기념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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