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주요 선진국 국민 가운데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외부 연줄이나 배경을 통해 성공하려는 경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는 14일 주요 44개국(선진 10개국ㆍ 개발도상 34개국)에 대한 국제조사에서, ‘성공은 외부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질문에 한국인의 긍정 비율(74%)이 선진국 그룹에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개도국까지 포함시킬 경우에도 터키(7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긍정률이 각각 40%와 43%에 머물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한국과 미국 수치를 비교하며 “미국인에게는 여전히 미국을 미국답게 만드는 ‘자기 결정’의식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은 구체적 성공요인을 꼽는 질문에도 ‘조력자와의 만남’(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 39%ㆍ평균 30%)을 가장 중시했다. ‘교육’(30%), ‘근로’(34%)를 중시한 비중은 다른 선진국 국민(교육 40%ㆍ근로 39%)에 크게 뒤졌다.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 의식은 선진국 평균 수준이었으나, 격차의 원인을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돌리는 비율(46%ㆍ평균 32%)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성공요인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도 불구, 시장경제와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는 다른 국가보다 높았다. ‘자녀 세대가 아버지 세대보다 잘 살게 될 것’이라는 물음에 52%가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미국(30%)이나 영국(23%), 일본(14%)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시장경제 체제가 대부분 사람을 잘 살게 만든다’는 질문에도 78%가 동의했는데 이는 미국(70%)보다 높은 수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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