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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병' 공황장애, 왜 걸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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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병' 공황장애, 왜 걸리는 걸까

입력
2014.10.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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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나라(왼쪽)와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가수 한나(오른쪽). 두 사람 다 공황장애를 앓았다.
가수 장나라(왼쪽)와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가수 한나(오른쪽). 두 사람 다 공황장애를 앓았다.

# 지난 1일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가수 한나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나는 숨지기 전 심각한 공황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 가수 겸 배우 장나라는 공황장애와 폭식증에 시달린 악몽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고백했다. 그는 "폭식증에 시달렸다. 그런 불안함이 커지면서 고소공포증이 됐고 한동안 비행기도 못 탔다. 비행기에서 불안감에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다. '연예인병'으로 불릴 만큼 연예인들에게 발병이 잦다. 이경규, 이병헌, 김장훈, 김하늘, 차태현, 임상아, 장동혁, 문숙 등 알려진 경우만 부지기수다. 공황장애를 앓는 연예인이 많아지면서 발병 사실을 고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배우 이병헌은 지난해 보이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깜짝 놀랄만한 행동을 보였다. 팬들과 마주한 라디오부스 안에서 갑자기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긴 것.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병헌은 공황장애 발병 사실을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황장애가 올 때 내 이성과 몸의 증상이 계속 싸운다. 미국에 갈 때도 늘 약을 챙겨간다"고 털어놨다.

배우 류승수는 무려 24년간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며 "이제 공황장애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어서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류승수는 최근까지도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선행 가수 김장훈도 공황장애로 병원을 여러 번 드나들었다. 2012년 독도 수영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는 탈진과 공황장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후송됐다. 올해 7월 김장훈은 세월호 피해자 돕기 '민간 트라우마 힐링조직 구성 및 대책 마련' 기자간담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연예인 30명 정도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데 정신과 치료 받는 데 같이 가달라'고 부탁하더라”며 “우리나라는 정신과 치료에 거부감이 있다. 나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그 지역에서 피해자들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는 분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올해 8월 그가 또 다시 쓰러졌다. 이번엔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단식농성을 벌이는 도중이었다. 김장훈은 농성을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관계자는 단식 21일 째 김장훈의 건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공황장애가 재발했다고 전했다.

연예인들은 왜 공황장애에 쉽게 노출될까. 서울시립백암정신병원의 한 전문의는 "연예인들에게 유병률이 더 높다는 통계적 근거는 없으나, 광장공포증이 동반된 형태의 공황장애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장공포증은 즉각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데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말한다. 전문의는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항상 대중 앞에 나서야 하며, 대중의 즉각적 평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인기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가 연예인의 공황장애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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