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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동성애·이혼 포용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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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동성애·이혼 포용 시사"

입력
2014.10.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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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 시노드 중간 예비보고서 공개…보수파 반발

가톨릭 교회가 그동안 죄악시 해 온 동성애와 이혼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동성애는 물론 법원 결정에 따른 이혼조차 인정하지 않는 등 성(性)과 가족문제와 관련, 엄격한 교리를 고수해 온 가톨릭으로서는 전향적인 입장 전환이라는 평가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는 13일 공개한 12쪽 분량의 예비보고서에서 교회가 동성애자, 결혼하지 않은 커플, 이혼과 이들의 아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

가톨릭은 전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9일 바티칸에서 시노드를 열고 있으며 해당 보고서는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 중간보고서의 성격을 띤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동성애에 대한 유연한 태도다. 보고서는 “동성커플도 하나의 가족 형태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이들은 서로 희생하고 파트너의 삶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동성애자도 은사(恩賜·gift)가 있고 이들도 기독교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대주교 부르노 포르테는 이에 대해 “교회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게 아니라 단지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성적 취향은 사람마다 개별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말했다. ??

보고서는 또 이번 회의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이혼하거나 재혼한 카톨릭 신자의 영성체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주교들의 의견이 갈렸다면서 분명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가톨릭은 이혼한 신자의 아픔을 치료하고 이들의 재혼을 존중한다”며 “이혼이나 재혼을 한 신자가 차별을 느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예비보고서 내용에 대해 5분의 1 정도가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격렬한 논쟁이 예상된다면서도 “가톨릭 교회가 비전통적인 가족 형태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이해와 포용하는 자세를 취하는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예비보고서에 대한 교계 안팎의 반응은 엇갈린다. 보수 성향의 레이먼드 레오 버크 추기경은 “종교적 진실에 벗어나 있다”며 “여러 주교가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제임스 마틴 예수회 신부는 “임시 보고서이긴 하지만 동성애자 신자에 대한 가톨릭의 혁명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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