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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에 대해 궁금한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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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에 대해 궁금한 다섯 가지

입력
2014.10.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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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볼라는 어떻게 발병하는가?

A. 1976년 콩고 민주 공화국의 에볼라 강 근처에서 처음 발발하였으며 과일 박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볼라가 발견된 1976년에 사람들은 고릴라 고기를 먹은 뒤 감염되어, 고릴라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고릴라가 질병에 감염되었다면 면역체계상 사람보다 더 빨리 죽었을 것이기 때문에 아니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과일 박쥐가 이 바이러스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과일 박쥐의 침이나 배설물이 묻은 음식을 먹었거나 감염된 박쥐의 배설물에 눈이나 입이 접촉했기 때문이다. 국경 없는 의사회에 따르면 올해 에볼라의 발생은 박쥐 사냥이 흔히 일어나는 기니 근처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에볼라의 초기 증상은 갑작스런 고열, 근육통, 피로감, 두통, 목의 통증 등이다. 이 증상들은 구토와 설사, 발진과 출혈 등을 동반한다. 시간이 지나면 몸속의 장기들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거나 탈수 증세로 사망하게 된다. 에볼라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8~10일 후에 시작된다. 늦게는 21일 정도 후에 나타날 수도 있다. 처음에 그것은 감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에볼라 감염자의 절반 정도는 출혈로 인해 사망한다. 그들은 피를 토하거나 혈뇨를 배출한다. 눈이나 피부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몸 속 깊은 곳에 있는 혈관이 약해지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이는 심장, 신장, 간 등 다른 장기들의 기능을 퇴화시키기 때문이다.

에볼라보호장비제거법.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에볼라보호장비제거법.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Q. 에볼라는 어떻게 전염되는가?

A. 에볼라는 체액과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퍼진다. 에볼라 감염자의 상처가 난 피부, 입, 코 등과 닿거나 혈액, 토사물, 소변, 대변, 정액 등의 체액과 직접 접촉해야 전염이 되는 것이다. 에볼라가 호흡기 계통의 문제를 발생시키지는 않지만 감염자가 기침을 하면 그 침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호복 없이 환자에게서 약 1m 내에 오랜 시간 있는 것은 직접적인 접촉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감기처럼 공기 중을 통해 전염되지는 않는다. 전염이 된다고 해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는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다.

이 바이러스는 표면에 몇 시간동안 생존할 수 있어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체액으로 오염된 어떤 개체든 질병을 퍼뜨릴 수 있다. 미국 질병 관리 센터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문손잡이나 조리대 등 건조한 표면에 몇 시간 동안 남아 있을 수 있고, 물웅덩이 등 체액이 섞일 수 있는 곳에서는 며칠 동안 살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아픈 친척을 돌보거나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를 매장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서아프리카 장례식에서는 전통적으로 죽은 사람을 씻기고 포옹하는 것이 관례인데, 환자가 죽은 뒤에도 바이러스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노동자들이 높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각국의 의료 당국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으나 증상이 없는 사람으로부터는 전염의 위험이 없다고 강조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토머스 프리든 박사는 미국에서 에볼라가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Q. 얼마나 위험하며 전 세계 확산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A. 에볼라는 치명적인 전염성 질환이다. 감염자의 50%~90%가 사망한다. 심지어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온몸을 감싸는 보호복과 고글을 쓰는데도 그들 중 수백 명이 이미 사망했다. 그만큼 높은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에서만 거의 4,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40년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발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처음 발생한 3월 이후로 8,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감염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달 23일 최악의 경우 4개월 안에 감염자가 140만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와 최상의 시나리오를 포함한 이 데이터 모델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경우를 바탕으로 예측한 것으로, 기니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2015년 1월 20일께 누적 감염자 최소 1만1,000명에서 최대 2만7,000명이다. 환자의 70%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되고 나머지 죽은 사람들도 안전하게 매장될 경우다. 현재 라이베리아 환자 중 18%와 시에라리온 환자 중 40%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 받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2015년 1월 20일께 누적 감염자 최소 53만7,000명에서 최대 140만명이다. 질병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계속 확산될 경우이다. 프리든 박사는 “내 생각에 우리가 지금 취하고 있는 행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불러올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Q. 지금까지 발병사례와 사망자 숫자는?

A. 세계보건기구(WHO)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에볼라 감염자 수는 기니 1,350명(사망 778명), 라이베리아 4,076명(사망 2,316명), 시에라리온 2,950명(사망 930명), 나이지리아 20명(사망 8명), 세네갈 1명, 스페인 1명, 미국 2명(사망 1명)이다. 지난 3월 이후로 기니,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세네갈 및 시에라리온에서 8,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에볼라에 감염되었으며 3,800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지금까지 몇 차례 에볼라가 발생했지만 이번 발생은 특히 심각하다. 농촌 산간 지역이 아니라 주요 도시 부근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처음 발병하여, 질병의 전염이 더욱 빨랐다. 맨 처음 기니에서 발병했지만 바이러스는 곧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등지에도 빠르게 퍼졌다.

에볼라의 영향을 받는 서아프리카의 국가들은 취약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도 빠른 전염의 원인 중 하나이다. 정규 과정을 거친 의사와 간호사가 많지 않으며, 바이러스에 대응할 적절한 장비나 자원도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이 결과적으로 역사상 가장 큰 에볼라 사태를 야기했다. 이번 발생에서의 사망자 수는 이전에 발생된 사례들의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아프리카 외에서 에볼라가 발병한 국가는 미국과 스페인이다. 미국에서는 라이베리아로 여행을 갔던 던컨이 9월 30일 에볼라를 진단받고 10월 8일 사망했다. 또 12일 미국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여성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 판정됐다. 스페인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여성 간호사가 6일 에볼라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맵 투여 뒤 상태가 호전되었다.

Q. 왜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나, 지금 개발되고 있는 약은 어떤 것이 있나?

A. 안타깝게도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된 에볼라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이나 백신은 없다. 치료에 쓰이는 몇 가지 약물과 백신들은 아직 실험용이다. 지맵(ZMapp)이라고 불리는 실험용 약물은 감염된 환자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확실히 검증되지 않아 제한된 수량 안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지맵은 미국 제약회사 맵이 개발한 치료제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지맵을 투여한 미국인 2명은 완치된 반면 스페인 신부 미겔 파하레스는 숨졌기 때문이다. 현재 지맵의 재고는 바닥난 상태다. 지맵의 재고가 바닥난 뒤 미국 제약회사 키메릭스의 실험용 약물 ‘브린시도포비르’가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 약물은 미국의 첫 에볼라 감염자 에릭 던컨에게도 쓰였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캐나다 테크미라사가 만든 또 다른 실험용 약물 ‘TKM-에볼라’는 에볼라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유전자를 차단하는 주사제다.

실험용 백신으로는 캐나다 공공보건청과 제약회사 뉴링크가 개발한 ‘VSV-EBOV’와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공동 개발한 백신이 있다. 전자는 임상 실험을 거치지 않았고, 후자는 임상 실험을 거쳤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또한 11일 에볼라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했으며 세 종류의 에볼라 백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WHO는 에볼라에 감염됐다 생존한 사람의 피를 수혈하는 것도 감염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지만, 정확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확실한 치료법은 정맥으로 액체를 주입해 탈수를 막는 것과 혈압을 유지하기 위한 약물과 의약품들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뿐이다.

김지수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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