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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의 길 위의 이야기] 개구리 반찬

입력
2014.10.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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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에서 해주는 무료 혈액검사 후 작은 아이에게 나이아신 부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고기류와 채소류를 골고루 신경 써서 먹이라고 했다. 기분이 좀 상했다. 잘 챙겨 먹인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었다. 둘째라 그런지 편식과 투정이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내버려두었는데 그날 이후 아이를 잡기 시작했다. 먹어라, 먹지 마라, 앉아라, 입 벌려라 하면서 서로 피곤해져 버렸다. 사실 아이는 우엉과 연근을 좋아한다. 브로콜리나 콩, 멸치 같은 것도 곧잘 집어 먹어서 안심했다. 물론 밀가루 폭격 같은 걸 더 좋아한다.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먹는 걸 억지로 뜯어말리지 않는다면 곤란한 지경에 이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그렇다. 공원이나 놀이터 같은 데서 보면 과자나 사탕 같은 간식에 길들여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먹는 양도 지나치게 많다. 먹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좀 걱정스러울 때도 있다. 뭐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고, 그렇게 한가하냐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고구마 감자 옥수수 같은 것을 간식으로 내주거나 제철 과일을 챙겨주던 엄마가 내게는 있었다. 하루하루 그런 엄마 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의 입 속에서 조금 더 자연스러운 냄새가 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 시대 건강 담론은 과해서 문제이고, 식생활이야말로 계층과 스타일의 문제라 조심스럽지만 말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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