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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마음 경영' 프로그램에 국내 기업들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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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마음 경영' 프로그램에 국내 기업들 꽂혔다

입력
2014.10.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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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통해 직원들간 관계 통찰, 한국 기업 경직문화 바꿔보자"

테스트 후 상사 분노지수 경감, 스트레스 줄며 생산성 향상 도움

'내면 검색' 프로그램 도입한 차드 멍 탄의 구글 강연 장면. (유튜브 영상 캡쳐)
'내면 검색' 프로그램 도입한 차드 멍 탄의 구글 강연 장면. (유튜브 영상 캡쳐)

“이 따위로 하니까 당신을 못 믿는 거 아냐!” 한 대기업 회의실. 기분이 언짢았던 본부장이 회의실을 가득 메운 직원들에게 막말을 쏟아냈다. 봉변 당한 부장의 얼굴은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한 공단에선 임원급 간부가 회의 때마다 자신의 물잔이 비면 손가락으로 두 번 책상을 튕겼다. 그러면 말단 직원이 총알처럼 튀어나가 물을 따라야 했다. 언제나 살얼음판이었다.

경직된 한국 기업들의 조직 문화는 이처럼 대개 구성원간 소통 불일치, 특히 부하 직원을 대하는 상사의 고압적 태도가 뿌리로 꼽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이 2007년부터 상사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SIY(Search Inside Your mindㆍ내면 검색) 프로그램’을 도입, 업무 효율성 향상에 큰 효과를 보자 국내 대기업들이 상사의 마음을 다스리는 ‘마음 경영’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네이버는 지난 3~5월 인사ㆍ교육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구글의 SIY 프로그램 설명회를 가진 뒤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SK그룹과 미래에셋 등도 9일 SIY 설계자인 차이 멍 탄의 방한을 계기로 마음 경영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국내 게임업체에서 구글과 똑같은 방식으로 7주 동안 파일럿 테스트를 한 결과, 참가자 전원의 행복도는 22% 올라가고, 스트레스는 15% 감소하며, 정서지능은 5% 증가한다는 놀랄만한 성과를 확인했다. 구글의 마음경영을 국내에 소개한 유정은 한국내면검색연구소 대표는 12일 “SIY의 핵심인 ‘다른 사람의 말을 얼마나 주의 깊게 듣는지’를 수치로 보여주자 금세 상사의 분노는 가라앉고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SIY는 구글 창립 멤버이자 엔지니어인 차드 멍 탄이 사내에서 시작한 SIY는 미국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의 ‘정서지능(사회와 교감하는 능력)’과 뇌과학에 기초한다. 자신의 언행이 다른 사람과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명상을 통해 깊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통찰 명상’이라고도 한다. 핵심은 명상 전ㆍ후 안녕감, 스트레스, 자신의 언행이 끼친 영향 등에 대한 설문조사로 개선된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감정을 조절,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종교가 아닌 뇌과학을 동원해 명상의 원리를 설명하자 천재들의 집합소인 구글은 열광했다. 구글 관계자는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고 동료 사이 친밀감이 높아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SIY는 단숨에 2,000명 이상이 수료하는 최고 인기 프로그램 반열에 등극했다”고 말했다.

인텔의 ‘Awake@work(깨어서 일하기)’를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미국 유수의 IT 기업들이 앞다퉈 유사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면서 명상은 유행을 넘어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 문화로 자리잡았다.

유 대표는 “당장 한국의 기업 문화를 바꾸지 못해도 개인의 삶의 질과 평정심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리더십에 반영된다면 계량적인 업무 성과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 차드 멍 탄의 '내면검색' 강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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