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3이닝 투혼, 한신의 첫 파이널스테이지 이끌다
12일 한신과 히로시마의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2차전이 열린 고시엔구장. 한신 코칭스태프는 연장 11회초 투구를 마친 오승환(32ㆍ한신)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일제히 악수를 청했다. 마무리 투수로는 이례적으로 3이닝이나 책임져 준 고마움에 대한 표시였다. 자칫 무리한 용병술로 비판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승환은 눈부신 피칭으로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오승환은 이날 0-0으로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정규리그 2위 한신은 비기기만 해도 파이널스테이지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가장 믿을만한 오승환을 호출했다. 여기까지는 이상할 게 없었다. 놀라운 장면은 10회초, 11회초 연달아 나왔다. 2이닝째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3이닝째에도 무표정한 얼굴로 투구를 한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해(삼성)에도 한국시리즈에서 4이닝이나 던진 적이 있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나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이나 팀의 운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엔 오승환 보다 믿는 투수가 없는 셈이다.
결국 오승환이 36개의 공으로 3이닝을 3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한신은 0-0 무승부를 기록, 시리즈 전적 1승1무로 퍼스트스테이지의 승자가 됐다. 그리고 한신은 지난 2006년 센트럴리그에 지금의 클라이맥스시리즈 제도가 도입된 이래 사상 처음으로 파이널스테이지에 진출했다. 2007~2008, 2010, 2013년에는 모두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한 해 농사를 접었던 한신이다.
오승환은 전날에도 개인 첫 일본 무대 포스트시즌 등판을 퍼펙트 세이브로 장식했다. 그는 1-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상대 3~5번 중심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환상적인 피칭을 했다. 투구수는 12개, 최고 시속은 153㎞까지 찍혔던 괴물 같은 투구였다.
한국인 투수로는 임창용(38ㆍ삼성ㆍ전 야쿠르트)에 이어 약 3년 만에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 오승환은 16일부터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와 6전4선승제의 파이널 스테이지를 통해 일본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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