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세계사 비중이 높았고 모바일 기술 관련 문제도 당혹스러웠다.”
12일 삼성그룹 대졸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보고 난 수험생들의 반응은 “까다롭고 어려웠다”로 요약됐다. 종전과는 달라진 새로운 유형이나 창의력 요구 문제들로 인해 난해했다는 게 수험생들의 평가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서울 및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5개 지역(79개곳)과 미국 뉴어크ㆍ 로스엔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등 해외 3개 지역에서 일제히 SSAT가 진행됐다.
응시자들은 오전 8시30분까지 입실을 완료, 오전 9시20분∼11시50분 시험을 치렀다.
삼성 측에선 정확한 응시자 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약 10만명 가량이 지원한 점을 감안할 때 결시자를 제외하면 실제 응시자는 9만명 이상으로 점쳐진다. SSAT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그룹 전 계열사에서 공통으로 보는 시험이다.
언어와 수리, 추리, 상식, 공간지각능력(시각적 사고) 등 5가지 평가 영역으로 치러진 이날 시험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진 문제 난이도에 수험생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김모(26)씨는 “시사 상식 영역에서 시간이 모자랐고, 상식에선 역사와 세계사 비중이 높았다”며 “1년 전, 인턴 SSAT를 봤을 때 없던 내용이어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역시 삼성전자에 지원했다는 최모(27)씨도 “지난해 인턴용 SSAT를 모두 풀어봤는데, 이번엔 공간 지각 능력 문항 때문에 시간이 모자랐다. 상식 영역도 문제가 길어서 시간이 부족했다”며 “특히 역사와 관련된 상식 문제는 고등학교에서 국사나 세계사 교육을 제대로 받았어야만 맞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응시생들에 따르면 이날 출제된 SSAT 문제는 역사, 세계사 문제의 경우 고려시대에 발생한 사건에 대한 연대별 나열과 중세 철학가들의 활동 시기 순서 등이 나왔다. 한국사에선 근현대사는 물론, 선사시대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에서 광범위하게 출제됐다.
지원자들은 또 ‘갤럭시노트’를 포함해 롱텀에볼루션(LTE) 등 삼성전자 모바일 관련 제품 및 기술과 연계된 문제들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수리영역에선 단순 계산 문항은 줄어들고 자료분석 문항은 늘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4,000∼4,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인 삼성은 SSAT에서 최종 채용 인원의 2, 3배수를 뽑아 면접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은 현재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류전형 부활이 개편안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돌면서 제도가 바뀌기 전인 이번 SSAT에 취업준비생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입시과외 열풍을 막기 위해 단기 집중학습에 의한 효과를 차단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에 바탕을 둔 종합적·논리적 사고 능력 평가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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