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싸고 진실 공방 계속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 여야 의원, 정부 모호한 태도 비판
전작권 전환은 시기·조건 타협 모색, 도청 의혹 관련 "미국에 문제 제기"
정부가 또다시 미국 미사일 방어(MD)체계의 핵심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 한미간 협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무기체계 자체에 대해서는 한미 군당국 사이에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호영 주미대사는 11일 워싱턴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국방부 부장관과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반도에 배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공식 협의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우리 국방부 해명이 이해가 안 간다”고 질문하자, “배치 문제 협의는 없었고, 무기체계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무기체계에 대한 협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무기체계로서의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대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미국 정부의 입장을 파악한 것이 있느냐는 질의에 “미국은 의미 있는 무기체계로 발전시키고 있으나 어디에 배치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신경수 주미대사관 국방무관은 “미국과 사드의 한반도 배치문제에 대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협의가 없었다”며 “미국은 사드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을 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사드 구매에 대해서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미 대사관의 해명에도 불구, 여야 의원 모두 한미 양국의 협의과정이 모호하고 불투명해 정부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기준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당)은 “사드 문제에 대해 대사는 다르게 말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며 “어쩌면 다른 형태로 진행될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겠지만 (사드 문제가) 이렇게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 공식발표를 앞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ㆍ시기와 관련, 안 대사는 “조건과 시기라는 게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며 “두 가지를 묶어서 필요한 합의를 만들어내고 나중에 이행하는 과정에서 계속 협의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작권 전환시기를 명시하자는 미국 입장과 시기 대신 전환 조건을 명시하자는 한국 입장을 절충한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미 국가안보국(NSA)이 한국을 포함한 38개국 대사관을 도청했다는 의혹과 관련, 안 대사는 “미국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미국은 NCND(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 입장이지만 우리에게 ‘한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고 거기에 상응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또 “서울에서 파견된 전문가팀이 면밀하게 주미 대사관 전체를 자체 조사한 적이 있었다”며 “공관의 중요성을 감안해 상당히 강화된 도청 방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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