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인근에서 또다시 백인 경찰의 충격에 의한 흑인 사망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위와 소요사태 재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색인종 권리옹호 단체 ‘핸즈업유나이티드’(Hands Up United)를 비롯한 세인트루이스 지역 시민권리 옹호단체들은 10일 오전부터 13일까지 대규모 항의 시위와 행진을 펼칠 계획이다. ‘저항의 주말’(Weekend of Resistance)로 명명된 이번 시위는 전날 퍼거슨시 인근 세인트루이스시 남부 사우에서 또다시 흑인 10대 본더릿 마이어스(18)가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데 따른 것으로, 당국은 세인트루이스 지역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했다.
세인트루이스 북서부 흑인 밀집도시인 퍼거슨시는 지난 8월 비무장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곳이다. 시위 조직단체들은 “브라운을 살해한 대런 윌슨 경관 기소를 촉구하고, 흑인에 대한 경찰의 차별적 태도를 고발하고자 한다”면서 이미 6,000명 이상이 참석 등록을 마쳤고 인근 도시 시카고와 밀워키는 물론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등에서도 참가 희망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 조직단체들은 경찰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제단을 만들 예정이며 관을 들고 퍼거슨 경찰서까지 촛불 행진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윌슨 경관 기소권을 가진 밥 매컬로크 검사의 사무실까지 행진하면서 “‘인종 정의 실현’을 외칠 예정이며 13일 ‘시민 불복종’으로 행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리 러슬 핸즈업유나이티드 대표는 “8일 사건으로 흑인사회가 다시 분노했다. 평화적 집회를 준비 중이지만 참석자들이 시위 과정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를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놀스 퍼거슨 시장은 “대규모 군중과 만일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시 전역에 경찰 인력을 배치할 것”이라면서 “군중 심리를 이용해 나쁜 일을 벌이려는 사람들이 있다.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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