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팀과 5연전서 4승 성공
남은 4경기서 2승 챙기면 달성
지난 8월21일. 꼴찌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간 LG는 4위 두산이 삼성에 패하면서 어부지리로 시즌 첫 4위(개막 10경기 기준)에 등극했다. 기적에 가까운 레이스였지만 당시 LG는 5위 롯데, 6위 두산과 승차 없는 4위에 불과했다.
최근 잇따라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가을 잔치의 8부 능선을 넘은 LG의 저력은 이날부터 단 하루도 뺏기지 않은 4위 사수 본능이다. 당시만 해도 LG가 4위 자리를 점령하긴 했지만 엎치락뒤치락 하는 형국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LG는 매 경기 살얼음 경쟁을 하면서 승률에서 앞서더라도 단 한번도 5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고비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와 10월3일부터 재개된 상위 3팀과의 5연전이었다. 백순길 LG 단장은 “일정을 보니 답이 안 나오더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돌이켰다. 지난 3일부터 넥센과 3연전, 6일 NC전, 7일 삼성전까지 첩첩산중이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5위 SK에 1경기, 6위 두산에 1.5경기 앞서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SK와 두산의 대진은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삼성과 2경기를 모두 잡으며 상승세를 탔던 분위기가 휴식기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여 LG로선 달갑지 않은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러나 5연전에서 4승1패로 대성공을 거둔 LG는 9일 잠실 KIA전에서마저 6점차 열세를 극복하며 4개월 만에 5할 승률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월7일 17승33패로 5할 승률에서 16패나 더 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믿기 힘든 레이스다. 이제 4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LG는 2승2패를 하면 5할 승률로 시즌을 마친다. 5할 승률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며 가을 축제에 참가하는 것이 LG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8개 구단 단일리그 체제가 시작된 1991년 이후 5할 승률 미만의 팀이 4강에 오른 건 두 차례뿐이다. 1998년 OB가 61승3무62패(0.496)으로 4위를 차지했고, 2009년 롯데 역시 4할9푼6리(66승67패)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손에 넣었다. 유독 상위 3개 팀과 격차가 심한 올 시즌 4위 자격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5할 승률 달성은 LG에게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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