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5년 간 농업용수를 골프장 등 본래 목적 이외 용도로 판매해 1,000억원 가량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농업용수 공급실적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올해 농업용수를 골프장, 발전소, 공단 등 목적 이외 용도로 판매해 거둔 수익이 올 7월말 기준 162억원(수량 1억5,0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169억5,000만원(2억700만톤)에 이어, 2011년 200억7,000만원(2억3,000만톤), 2012년 217억4,000만원(2억5,000만톤), 지난해 239억2,000만원(2억8,000만톤)까지 판매수익과 수량 면에서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것. 때문에 최근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사가 수익사업에만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골프장으로 공급되는 경우는 같은 기간 총 80곳으로 전체 공급처(320여곳) 가운데 25%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0년 14곳, 11년 16곳, 12년 18곳, 지난해 19곳에 이어 올 들어 현재까지 13곳에 이른다. 지역별 공급처는 올해 기준 경기도지역본부가 5곳(16만5,000톤), 경북지역본부 4곳(90만3,000톤), 전남지역본부 2곳(11만4,000톤), 강원지역본부 1곳(23만2,000톤), 영산강사업단 1곳(4,000톤) 등이다.
더구나 골프장에 판매되는 농업용수 가격은 다른 곳보다 저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가 올해 전남의 한 골프장과 계약한 톤당 평균 공급가는 70.67원으로, 전체 목적외 사용 용도로 계약한 평균 공급가(84.53원) 보다 14원 가량 낮았다. 박민수의원은 “심각한 가뭄이 예상될 땐 농업용수의 판매를 자제해야 하는데, 공사가 그간 본연의 업무를 도외시 한 채 돈 벌이에만 급급했다. 판매대금은 농업기반시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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