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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끄는 신부님 "재미있는 병원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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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끄는 신부님 "재미있는 병원 만들겠다"

입력
2014.10.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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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 ‘앞서가는 신부’로 통하는 박문서 인천가톨릭의료원 의료부원장 신부는 병원 구내 1만4,000㎡ 공간에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찾기 어려운 ‘메디컬 테마 파크’를 조성해 환자에게 치료와 함께 재미를 주려 하고 있다. 인천가톨릭의료원 제공
의료계에서 ‘앞서가는 신부’로 통하는 박문서 인천가톨릭의료원 의료부원장 신부는 병원 구내 1만4,000㎡ 공간에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찾기 어려운 ‘메디컬 테마 파크’를 조성해 환자에게 치료와 함께 재미를 주려 하고 있다. 인천가톨릭의료원 제공

“병원은 아픈 사람만 찾는 곳이라는 일반인의 생각을 바꾸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즐길 거리는 물론 유익한 건강 정보도 제공하겠습니다.”

올 2월 인천 서구 심곡동에 개원한 국제성모병원 의료부원장이자 학교법인 인천가톨릭학원 관리이사인 박문서(프란치스코ㆍ48·사진) 신부는 7일 병원 운영과 관련,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 신부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메디컬 테마파크’의 개원(9일)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쁜 가운데 인터뷰에 응했다. 박 신부가 내세우는 병원 운영의 새로운 모델은 한 마디로 ‘메디테인먼트(Meditainment)’의 실현이다. 의료(medical)와 재미(entertainment)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다.

인천가톨릭학원은 지난 달 1일 새로 개교한 가톨릭관동대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부평구의 인천가톨릭병원을 총괄하고 있다. 의료계에서 박 신부는 보기 드문 병원 전문경영인이다. 신부라는 신분으로 중앙대 대학원에 입학해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의 철학을 담은 국제성모병원을 설립한 데 이어 관동대까지 인수해 보건의료 분양의 인재 양성에 뛰어들었다.

박 신부는 자신이 추구하는 ‘메디테인먼트’ 실현을 위해 ‘메디컬 테마파크(MTP)’도 열었다. 이 테마파크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새로운 의료문화의 첫 시도다.

“메디컬 테마파크를 통해 병원을 지역사회에 더 친숙한 기관으로 개방하는 한편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요우커(遊客ㆍ중국 관광객) 등 외국 관광객을 이곳에 찾게 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앞장서겠습니다.” 박 신부는 “당장 올해 안에 10만명 정도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생각”이라고 했다.

병원 구내 1만4,000㎡의 공간에 조성된 메디컬 테마파크는 힐링(Healing),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뷰티(Beauty)를 핵심 가치로 한다. 신 개념 어린이 건강놀이터로 꾸며진 ‘밸런스 파크(Balance Park)’에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이 놀이기구에서 신나게 노는 동안 근력과 유연성, 순발력, 심폐지구력 등을 자동 측정해 신체발달 정도를 알아내고 적절한 처방을 한다.

‘락(樂) 프리즘’은 한류 문화공간이다. 이곳 갤러리에는 아이돌 스타를 비롯한 한류 스타들을 3차원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들의 다양한 예술작품도 전시돼 있다. 뷰티 살롱에서는 최고급 메디컬 스파와 피부미용, 머리손질 등을 받을 수 있다. 피부 관리나 미용성형에 대한 상담도 해준다.

‘그린 스퀘어(Green Square)’는 식물공장에서 기른 신선한 건강식 재료를 체험하는 곳. 이곳에서는 수경 재배한 다양한 채소와 버섯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이런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신부임에도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까닭을 묻자, 박 신부는 “10여 전인 2005년 부평성모병원의 경영책임을 맡으면서 병원 내 여러 전문가 집단과 어울리려면 의학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주경야독했다”며 웃었다.

박 신부에게 괄목상대하는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강릉 관동대를 전격 인수해 지난 달 1일자로 ‘가톨릭관동대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대학교육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올 2월 인천 서구 삼곡동에 개원한 국제성모병원 전경.
올 2월 인천 서구 삼곡동에 개원한 국제성모병원 전경.

“국제성모병원을 기획하고 건축에 착수하면서부터 의대 설립을 추진했죠. 국제성모병원의 최종 목표는 ‘세계 최고의 병원’입니다. 그러려면 의대가 필수적이죠. 연구ㆍ교육의 활성화 없이는 세계 최고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박 신부는 “국제성모병원은 처음부터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동서중개의학 연구,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과 첨단 의료기술 및 의료기기의 개발, 신약 개발 등을 통해 의료산업화를 선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했다”며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반드시 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 누구도 믿지 않았던 관동대를 인수했고, 국제성모병원은 가톨릭관동대 의대 부속병원이 됐다. 학생실습을 할 부속병원이 없어 사회문제로 비화했던 관동대 의대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지난 달 1일부터 국제성모병원에서 임상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박 신부가 내세우는 국제성모병원의 진면목은 ‘수술 잘하는 병원’. 이는 연간 30억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전이재발암센터’와 ‘장수의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이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암이 말기에 이르거나 여러 곳에 전이된 경우, 병원과 의료진은 흔히 ‘더 이상 해드릴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환자들은 절망할 수 밖에 없지요. 우리는 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환자들과 밀착된 관계를 형성하면서 면역증강요법, 보완대체요법 등 전인적인 치료를 제공해 그들에게 정신육체적으로 도움을 주려 했고 결과도 만족스럽습니다.”

장수의학센터에 대해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화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와 진료를 담당하면서 대사증후군 예방, 내분비 기능 강화, 퇴행성 질환의 관리, 뇌기능의 개선, 그리고 각종 항노화 프로그램을 적용함으로써 건강한 고령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가지 진료센터 외에도 35개 임상과와 12개 전문센터 모두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최신예 진단장비를 갖췄다. “환자 진료를 위해 필요한 비용은 절대 아끼지 않는다”는 박 신부의 방침에 따라 국제성모병원은 후발병원답지 않게 급성장하고 있다.

어렵게 인수한 가톨릭관동대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박 신부는 인수과정에서 파악된 문제점과 적폐들을 과감히 정비해 새로운 학풍을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믿지 않겠지만 가톨릭관동대는 5년 내에 전국 70위권에, 의대는 10위권에 진입시키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의료계에서는 ‘앞서가는 신부’로 통하는 박 신부의 꿈이 어디까지 펼쳐질 지 의료계는 주목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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