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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 이우환미술관 반대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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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 이우환미술관 반대 우세

입력
2014.10.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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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6, 조건부찬성 5, 반대 9

권영진 대구시장이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하 이우환미술관) 건립에 대한 선결 과제로 ‘예산’과 ‘작가선정’의 투명성을 제시, 공은 다시 이우환(78) 작가에게 넘어갔다. 그가 예산 규모와 작가 명단을 대구시에 넘겨야 미술관 건립 여부가 가닥을 잡게 된다. 본보는 최근 대구지역 문화예술계 인사 2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우환미술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예산과 작가선정의 투명성이 관건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인근 두류공원에 건립 추진 중인 이우환 미술관은 지난해 초 협약에서 297억원의 건설비와 100억원의 작품구입 및 제작비를 전제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 작가에 따르면 작품구입비는 수백억원에 이르고, 현재로서는 작가의 이름도 공개할 수 없다. 시는 다시 예산과 작가명단 공개를 요구한 상태다.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 20명 중 6명이 예산과 관계없이 찬성, 5명은 조건부 찬성, 9명은 반대의사를 밝혔다.

“대구의 랜드마크 될 것”

이우환미술관 건립 찬성론자들은 미술관이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쇠락하던 철강도시에서 문화예술 도시로 우뚝 선 스페인 빌바오나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인구 3,300명의 일본 나오시마섬처럼 미술관이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는 건물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된다는 것이다.

협약을 뛰어넘는 작품구입비에 대해서는 “예산타령만 하는 소극적 마인드에서 벗어나 가능성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체육이나 음악에 비해 미술은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었으니 예산이 많이 들어도 괜찮다” 고 말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라고 봤을 때 예산은 걸림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우환 자체에 반대한다”

반대론자들은 예산 부담은 물론 이우환 작가에 대한 거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모노크롬 화풍의 이우환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일 뿐”, “미술관이 일장기를 연상시킨다. 대구 도심에 일본 신사를 짓는 꼴이다”, “나오시마는 섬 전체가 예술 공간일 정도로 다양한 미술관이 있으며, 이우환미술관을 찾는 관광객은 일부”라는 반응이다. “화랑을 통해 작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이 작가의 주장에 대해서도 “판매자만 호강시키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대구 출신의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인 이인성, 이쾌대 등을 기리는 기념관 하나 없이 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만 대접하는 것은 문화사대주의라는 비판도 잊지 않았다.

“미술관은 좋지만 혈세낭비에는 반대”

조건부 찬성론자들은 이우환미술관에 대한 건립 효과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거액의 예산 투입은 반대했다. 세계적 거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독특한 미술관이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예산문제 해결이 선결과제라고 밝혔다. “대구의 미술학도 상당수가 타지로 떠나는 것을 볼 때, 세계적 미술관은 구심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당초 협약보다 훨씬 많은 혈세를 퍼부어야 할만큼 미술관 건립이 급박하지는 않다”, “먹고 살만해야 그림도 보러 온다. 예산낭비가 우려되는 만큼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투융자심사를 거치거나 중단 가능성

대구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예산이 걸림돌이 될 경우 건립을 중단해야 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었다. 현재 미술관 작품구입비가 당초대로 100억원에 한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이 작가가 대구시 요구대로 예상되는 작품구입비와 작가명단을 넘길 경우 중앙정부의 투융자심사를 거쳐야 해 심사를 통과할지 미지수다. 이 작가가 작품구입비와 작가 명단을 밝히지 않을 경우엔 미술관 건립은 중단 내지 유보된다.

권영진 시장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배유미기자 yum@hk.co.kr 김수민 이하리 엠플러스한국 인턴기자

이우환미술관 찬반 설문조사 응답자 명단(가나다순)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선희(대구미술관장) 김윤곤(엠플러스한국 편집장) 김일환(전 대구미협 회장) 김진혁(화가) 김철규(영남대 건축학부 교수) 김향금(대구 현미협 사무국장) 류형우(대구예총 회장) 박남희(경북대 미술학과 교수) 안혜령(대구문화재단 이사) 이윤민(민컬러연구소장) 이재화(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이중희(영남미술학회장) 이향희(영남대 미술학부4) 임언미(대구문화 편집장) 정세용(B커뮤니케이션 대표) 채정균(이인성아트센터 수석학예사) 최규(독립 큐레이터) 최수환(전 민예총 회장) 허두환(대구화랑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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