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창의성과 추상적 사고의 기원이 유럽이라는 오랜 생각을 바꿔놓을 발견이다.”인도네시아에서 현존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로 추정되는 동굴벽화가 발견됐다. 원시적 창의성을 의미하는 동굴벽화가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 등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그려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이 따른다.
9일 UIP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와 인도네시아 연구팀이 최근 인도네시아 동남부 술라웨시섬의 마로스 동굴지대에서 인간이 그린 벽화 등을 다량 발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벽화 중 바위에 손을 최대한 벌리고 붉은색 안료를 뿌려 손 모양을 스텐실처럼 찍어낸 그림은 우라늄 부식 연대 측정 결과 3만9,900면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는 스페인 북부 엘 카스티요 동굴에서 발견된 붉은 원반그림이다. 2012년 4만800년 된 것으로 측정됐다.
90개의 동굴로 이뤄진 마로스 지대에서는 손 모양 벽화뿐 아니라 멧돼지와 돼지를 닮은 동물, 물소 등 포유류를 묘사한 그림들도 여럿 발견됐다. 이 벽화들은 3만5,400전에 그려진 것으로 측정됐다. 가장 오래된 동물벽화인 프랑스의 코뿔소 그림은 3만5,300~3만8,800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로스 동굴지대의 벽화들은 빙하기 말기에 그려졌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원시 동굴벽화가 유럽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을 이끈 호주 그리피스 대학의 고고학자 맥심 오버트는 “이번 발견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빙하기 동굴 벽화들이 그려지던 시기 지구 반대쪽에서도 동물 그림들이 그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밝혔다. 고고학자들은 동굴벽화가 창의성과 추상적 사고의 시작점으로 여기고 있다.
연구팀은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보다 아시아와 호주에 먼저 정착한 점을 들어 마로스 지대에서의 가장 오래된 벽화 발견도 시간 문제라고 간주하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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