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환경부와 수도법 개정 협의 가깝고 국내 생수 인지도 높은 중국 시장 우선 진출 계획
서울시가 수돗물 ‘아리수’를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을 본격 타진하고 있다. 아리수의 해외 수출이 이뤄지면 금전적 수익창출은 물론 신뢰도 제고로 이어져 시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는 관행을 없애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최근 환경부와 수도법 개정을 위한 협의를 가졌다고 8일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현행 수도법은 수돗물의 국내외 시판을 불허한다”며 “환경부와 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2008년 11월과 2011년 5월 수도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통과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 만큼 법 개정 작업을 보다 꼼꼼히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준비할 개정안은 수돗물의 국내 판매는 제한하고, 해외 수출은 허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수돗물을 국내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2008년 정부안이 있었지만 당시 수돗물의 국내시판을 상수도 민영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한 시민단체 등과 수익악화를 우려한 민간생수업체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수돗물의 해외판매만 허용하는 2011년 개정안은 통과 가능성이 컸으나, 2012년 18대 국회 마감과 함께 자동 폐기됐다.
시는 수도법이 개정돼 아리수의 수출이 가능해질 경우 중국시장에 우선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은 거리가 짧아 물류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데다, 국내 생수브랜드(삼다수)가 이미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국내 생수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다.
시는 생수제품의 실질적인 가격 결정 요인이 물류비용과 페트병 제조원가인 만큼 수출이동 거리가 짧은 중국 시장에서 아리수가 대중적인 가격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아리수(500㎖ 기준)의 중국 판매 가격은 500원 이하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서는 전 세계 생수 시장 판매 1위인 에비앙이 1,500~2,000원, 국내 삼다수는 600~700원 수준에 팔리고 있다.
시는 아리수의 중국 수출이 가시화될 경우 생산공장이 있는 영등포정수장에서 취수해 현지 물류창고까지 운반하는 것까지만 시가 책임을 지고, 나머지 홍보 및 판매 등은 현지 유통업체 등에 일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제주도가 삼다수를 브랜드화하면서 쓴 전략으로, 삼다수는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안정적인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시는 국내에서 일반 생수에 비해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 아리수의 해외 수출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는 홍보강화 등으로 정면돌파 한다는 계획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아리수는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과 2012년 미국 수질분석기관 UL과 NSF의 수질검사에 합격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품질만큼은 자신 있기에 홍보만 잘 된다면 시장경쟁에서도 분명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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