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미국 에릭 베칙 교수 등 3명
올해 노벨화학상은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개발해 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세계로 인류를 안내한 미국과 독일 과학자들이 차지했다. 기대를 모았던 유룡(59)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수상에 실패, 한국인 첫번째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스웨덴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 오후 7시(한국 시간) 에릭 베치그(54)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박사와 윌리엄 E. 머너(61)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슈테판 W. 헬(52)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박사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나노스코피(nanoscopy)로 알려진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 살아있는 생물 안의 개별 세포들 움직임까지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이들의 업적을 평가했다.
헬 박사는 두 개의 레이저 빔을 사용해 유기물의 형광물질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광학 현미경의 한계였던 200㎚ 이하를 볼 수 있는 유도방출 억제(STED) 현미경을 개발했다. 전자현미경도 낮은 온도에서 나노미터 크기를 볼 수 있지만 이 기술은 실온에서 활동 중인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게 차이다.
머너 교수와 베치그 박사가 개발한 단일분자 현미경도 형광물질을 사용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이다. 하나의 레이저 빔으로 유기물을 활성화시킨 뒤 시간대별 이미지를 겹쳐 살아 있는 단일분자(1㎚)의 다양한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 분광학의 창시자인 머너 교수는 일찍부터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로 꼽혔다.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는 “화학은 물론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연구로 마땅히 받을 만한 분들이 노벨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상은 생리의학상(6일), 물리학상(7일), 화학상(8일) 수상자가 발표됐고, 문학상과 평화상 수상자는 각각 9일과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는 13일 결정된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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