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조인 밤 늦게까지 일해 놀라"
네팔의 법조인 양성기관인 국립사법아카데미(NJA) 소속의 슈리크리슈나 물미(42) 연구개발부장과 파라스 포델(39) 관리부장의 눈에 비친 한국 사법부의 첫 인상은 성실함이었다.
지난 8월 한국 사법연수원(박삼봉 원장) 초청으로 입국해 이달 17일까지 첫 외국인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은 “한국 법조인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한다. 밤 9~10시까지 일하는 것은 기본인 것 같다”며 손을 치켜 세웠다. 모국에서 이미 고위 관리직인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는 사법부 구성원들의 모습에서 네팔과 다른 한국 사법부의 저력을 본 것이다.
슈리크리슈나 부장은 특히 “사법연수원이 도입해 운영 중인 E-Learning 시스템을 네팔 사법부에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Learning 시스템은 국내 법관들이 재판을 휴정하고 경기 일산에 위치한 사법연수원까지 오기 힘든 점을 고려, 사법부 내부 전산망을 이용해 법관 연수교육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 많은 네팔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E-Learning 시스템 도입은 분명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나마 (전력 공급) 상황이 나은 카트만두 소재의 판사들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시행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법연수원에 마련된 모의법정 시스템도 네팔에 도입할 계획이다. 슈리크리슈나 부장은 “인턴으로 한국 모의법정 운영을 경험하면서 실제 법정과 너무 똑같아 놀랐다”며 “네팔의 모의법정은 실제 법정과 동떨어져 실무를 가르치기 어려운 만큼 한국의 모의법정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법부의 우수한 제도가 있어 한국의 빠른 발전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사법부가 네팔을 포함한 더 많은 외국 법조인들에게 인턴을 경험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법연수원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사법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법조인 대상의 인턴 프로그램을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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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국립사법아카데미(NJA) 소속의 슈리크리슈나 물미(왼쪽) 연구개발부장과 파라스 포델 관리부장이 한국 사법시스템의 우수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법연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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