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진화한 괴물로 시즌 마쳐
LA 다저스의 ‘가을 야구’가 허무하게 막을 내리면서 류현진(27)도 한 해 농사를 끝냈다.
류현진은 올 정규시즌 26경기(152이닝)에 등판해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차례(7일 NLDS 3차전) 마운드에 올라 6이닝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30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60이었다.
류현진은 2년 차 징크스를 겪지 않으면서 확실한 ‘다저스 3선발’로 공인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류현진을 수식하며 가장 많이 쓴 표현도 “The No.3 starter(3선발)”였다. 미국 언론은 입을 모아 다저스의 장점을 “강력한 1ㆍ2ㆍ3선발”로 꼽으며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와 함께 류현진을 언급했다.
류현진의 성적은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2위, 평균자책점 17위에 해당한다. 아메리칸리그를 포함해도 30위권에 드는 호성적이다. 무엇보다 전반기 페이스가 좋았다. 3연승, 4연승을 한 차례씩 올리며 18경기 만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시즌 초반 커쇼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1선발’ 노릇까지 했던 류현진은 고속 슬라이더라는 새 무기를 장착해 한 단계 올라섰다.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은 “류현진이야 말로 정말 완벽한 투수(truly a complete pitcher)”라고 극찬했다.
다만 A급 투수의 기준으로 볼 수 있는 15승 달성, 박찬호가 갖고 있는 한국인 최다승(18승) 경신이 좌절된 점은 아쉽다. 류현진은 3월2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개막 2차전에서 왼 엄지발톱을 다쳤다. 4월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는 왼 견갑골 부상을 당해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또 8월14일 엉덩이 근육 통증, 지난달 13일에는 왼 어깨 통증으로 남은 정규시즌 등판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복귀전에서의 호투로 부상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등판할 때마다 2실점 이내의 투구 내용을 보였다. 미국 언론이 “자주 아팠던 류현진이 과연 잘 던질까”라고 의문을 품었던 포스트시즌도 문제 없었다. 그는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등판해 24일의 공백을 무색하게 하는 완벽한 제구로 6이닝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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