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매장에 가을 옷이 없다… 겨울상품 매출만 늘어
며칠 전 가을재킷을 사러 유니클로를 찾았던 직장인 전민선(24)씨는 매장에 가득한 겨울상품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올해 유니클로는 겨울상품 판매를 지난해보다 2주 일찍 시작해 가을의류 대신 울 소재의 두꺼운 코트나 발열효과가 있는 의류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던 것. 전씨는 “결국 사려던 가을 옷 대신 겨울 옷을 샀다”며 “지금 같이 쌀쌀한 날씨에는 아무래도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짧은 가을 옷보다는 겨울 내내 입을 수 있는 옷을 구입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올 가을 의류매장에서 ‘가을 옷’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점점 가을이 짧아지면서 가을 옷을 찾는 소비자는 점점 줄어들고 구스다운(거위털)패딩이나 코트 등의 겨울 옷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상품 회전율이 빠른 제조ㆍ유통 일괄형의류(SPA)브랜드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가을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아웃도어 매장들은 겨울상품을 지난해보다 평균 한 달 이상 빨리 선보였다. 2013년 9월 35% 정도였던 겨울상품 전시비율도 올해 9월에는 50%로 껑충 뛰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바람막이 재킷 등의 가을상품 물량이 전년대비 30%나 줄어든 반면 겨울상품 물량은 30% 늘렸다. 또 9월 달 겨울상품 매출 신장률은 40%를 기록했다. 아웃도어뿐 아니라 캐주얼, 정장 브랜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성 캐주얼브랜드는 2주일 정도 앞당겨 겨울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정장 브랜드도 겨울 코트를 지난해에 비해 15일에서 20일정도 먼저 진열했다.
윤형진 롯데백화점 남성 MD1팀 팀장은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빨리 찾아오면서 고객들이 가을상품 보다는 겨울상품을 더 많이 찾고 있어 지난해에 비해 겨울상품 비중을 늘렸다”라며 “겨울상품 수요가 높은 만큼 이와 관련된 프로모션을 확대하여 겨울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인 몽클레르의 겨울제품을 8월 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일부 상품은 매진됐다. 장철기 신세계 여성의류바이어 과장은 “최근 프리미엄 패딩 열풍으로 겨울상품에 대한 수요가 이른 가을부터 일어나면서 겨울상품의 매출이 이전보다 빨리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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