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3대째 통치 중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가운데 그나마 누가 가장 유능할까.
북한을 지구에서 가장 엄혹한 국가로 만든 독재자들이지만, 미국은 후대로 내려올수록 그 성향이 더 기괴하고 예측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은 7일 북한 남침 시 미국이 핵무기 사용까지 포함한 작전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내용의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발간했다. 그런데 이 회고록에는 북한 정권 지도자에 대한 미국 내부의 평가와 한미 군사 협의과정의 뒷얘기도 담겨 있다.
패네타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북한 정권은 50년 넘게 미국의 가장 고민 거리인데, 부자 세습을 통해 등장한 지도자들의 경우 후대로 내려올수록 기괴하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통치자의 역량에 대해 굳이 순서를 매기자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순이라는 것이다. 또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권력구조가 배타적이고 편협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관찰하고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군사력 재배치와 관련, 2011년 인도네시아와 일본 한국을 순방하는 도중에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받은 환대도 소개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김 장관이 자택(관사로 추정)으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는데, 성악에 재능 있는 한국군 사병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이탈리아 민요를 불러줬다”고 밝혔다. 1920년대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이민자를 부친으로 둔 패네타 전 장관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병사들인데도, 그들이 불러준 이탈리아 가곡 ‘오 솔레미오’는 완벽했으며 덕분에 잠시 눈을 감고 로마를 떠올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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