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과정 개설로만 재승인해 부실
내일배움카드제 취업률 34% 불과
실업자의 취업을 돕기 위한 직업훈련 예산이 취업 실적이 전혀 없는 교육기관에 대거 지원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은 ‘내일배움카드제 훈련기관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취업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훈련기관 287곳에 총 12억 2,800만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도입된 내일배움카드제도는 실직자나 구직자에게 1인당 200만원을 지원, 정부가 정한 직업 훈련과정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내일배움카드제 훈련기관은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에 따라 직업훈련과정을 개설한 대학기관, 평생교육원, 평생직업학원 등이 고용부의 승인을 받아 운영되는데,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189~2,510개 훈련기관이 3,000억원 가량의 정부 지원금과 고용보험 기금을 받아왔다.
고용부 지원을 받은 훈련기관 중 취업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곳은 2010년 49개, 2011년 98개, 2012년 89개, 2013년 51개였다. 그런데 이들 훈련기관의 약 36%가 이듬해 다시 훈련기관으로 지정돼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연속 취업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훈련기관 22곳에 3억 3,100만원, 3년 연속 취업자가 없는 훈련기관 1곳에도 1,000만원이 지원됐다.
또한 직업 훈련 과정의 80% 이상을 수강한 수료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훈련기관도 최근 4년간 61곳에 달했지만 고용부는 이들 훈련기관에 2억1,800만원을 지원했고, 이중 13개 기관은 이듬해 훈련기관으로 재지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일배움카드제도로 연간 3,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직업훈련의 성과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제도를 이용한 사람은 23만1,301명에 달하지만 이들의 취업률은 34%에 그쳤고, 그나마 취업자 중 훈련 받은 분야가 아닌 다른 직종에 취업한 경우가 69.4%에 달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훈련기관의 부실 지정에 대해 고용부는 “지금까지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정부 승인비율(적합률), 교육과정 실제 개설여부(개설률)로만 훈련기관을 평가하다 보니 취업자가 없어도 훈련기관이 지원대상에서 탈락하지 않았다”며 “내년도 평가에서는 취업률과 수료율을 반영해 취업자가 0명인 훈련기관은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