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3.8%서 또다시 낮춰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0.1~0.2%포인트 가량 낮출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마지막이 될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15일 기준금리와 함께 발표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7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성장률 수정 전망치 발표 이후 (또 다시) 성장률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성장률에)플러스 요인도 있긴 하지만 현재 공개된 지표를 보면 3.8%에 못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정치에 대해선 “3%대 중반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월 올해 성장률을 4.0%로 망했던 한은은 7월 경제전망에서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며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춰 3.8%로 조정했다.
이 총재는 8월 단행된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아직은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준은 아니며, 대출 증가에 뒤따르는 소득 증가 효과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엔저 심화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의엔 “원ㆍ엔 환율 추세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면서도 “환율 하락에 금리로 대응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금리와 관련, “척하면 척”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 총재는 “시장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금리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또 1%대 저물가로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가 무색하다는 지적에는 “기존 물가 관리구간을 새로 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내년 목표 운용 기한이 종료된 후엔 단일 수준의 중기 물가목표 설정 등 대안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7%로 당초 전망치(7월)를 유지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3.3%로 0.1%포인트 낮췄다. IMF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등에 대비해 재정 및 금융 부문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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