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금리 인상 빨라진다" 환율 급등에… 당국은 안이한 대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금리 인상 빨라진다" 환율 급등에… 당국은 안이한 대비

입력
2014.10.07 04:40
0 0

외환보유액 더 쌓고 엔저 관리해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나 홀로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그간 풀어놓은 돈줄을 다시 죄이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글로벌 자본이 본격적인 재배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남들보다 대비를 더 해야 하는 상황. 당국이 지나치게 한가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6일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070원선까지 넘어섰다 지난주보다 7.6원 오른 1,069.0원에 마감했다. 9월초 이후 한달 여 만에 56원이나 뛰어오른 가파른 상승세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원화 강세로 세 자릿수 환율이 코 앞이라던 걱정은 자취를 감췄다.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슈퍼 달러’의 공포는 증시에도 미쳤다. 이날 코스피지수(1,968.39)는 3개월 반만에 1,970선을 내줬다. 장 초반 매수세로 출발했던 외국인들이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사흘 연속 ‘팔자’(1,991억원 순매도)에 나선 탓이 컸다. 우리뿐이 아니다. 유로, 엔화 등 주요 통화는 최근 한 달 여 사이 모조리 달러 앞에 맥을 못 추면서 이들 국가 증시 역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슈퍼 달러‘ 의 배경은 미국의 경기회복.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취업자수(비농업부문)는 8월보다 24만8,000명 늘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고 9월 실업률(5.9%)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2008년7월)까지 낮아졌다. 미국 통화당국이 중시하는 고용관련 지표가 호전되자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글로벌 자금이 한층 민감한 반응을 보인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하기 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그간 해외에 풀렸던 자금을 다시 빨아들일 것이 자명하다. 우리로선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과 금리가 오르는 충격파가 불가피하다. 최근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은 그 예고편이다. HSBC는 이날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아시아 주식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 역풍을 맞을 수 있으며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충격의 강도를 놓고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신흥국 가운데는 비교적 안정적인 우리 경제가 과거 위기 때처럼 휘청거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 “막상 금리인상 공식화 시점보다 요즘처럼 전망이 불확실할 때 충격이 더 클 수 있다”(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늘 최악을 염두에 둬야 하는 한국의 숙명에 비춰보면 정부의 대비가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높다. “얼마 전까지 원화 강세에 초조해 하던 당국이 최근 환율 반등세를 즐기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는 말이 나올 정도.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통화스와프 같은 환율 국제공조 카드를 준비하면서 외환보유액도 더 쌓아야 한다”며 “특히 엔화와 원화의 절하 속도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