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사진) 씨티은행장이 6일 KB금융지주 회장에 공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직 은행장이 자리를 유지하면서 공개적으로 경쟁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 행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 2일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로부터 제가 후보에 포함됐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향후 평판조회 등 프로세스를 진행하겠다는 요청에 동의하고 프로세스에 참여키로 했음을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KB금융 회추위는 사퇴자를 제외한 후보 8명 중 7명의 명단을 공개했지만, 그 중 1명의 신상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하 행장이 자신의 경쟁 참여를 공식적으로 시인한 것은 KB금융 회장직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다른 금융기관 수장을 지낸 인사가 경쟁사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는 여럿 있지만, 현직에서 곧바로 경쟁사로 옮긴 사례는 아직 없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후보가 8배수나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입장 표명하기에는 아직 시기 상조”라며 일단 경선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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