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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 투자 멕시코 광산, 개발 당시 부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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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 투자 멕시코 광산, 개발 당시 부도 위기

입력
2014.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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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채무불이행 우려 상황에도 광물공사, 계속 혈세 쏟아 부어 의혹

이명박 정부 시절 대표적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꼽힌 멕시코의 볼레오 구리광산 사업이 개발 당시 부도 위기였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그런데도 공사 측은 1조원에 이르는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 의혹을 낳고 있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정의당) 의원이 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6월 볼레오 사업은 사실상 부도를 뜻하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르게 될 상황이었다. 김 의원은 “부도 위기까지 갔던 사업에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지 않은데 대해 분명한 책임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2011년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해외자원개발 성과가 부실하다고 지적 받은 이명박 정부의 책임론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부도 위기를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볼레오 사업을 진행한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고려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2008년 사장으로 부임한 뒤 이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동행하는 등 MB정부 자원외교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광물공사가 바하마이닝과 합작해 볼레오 광산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2008년 4월이다. 당시 공사는 LS니꼬동제련, SK네트웍스, 현대하이스코, 일진머티리얼즈 등과 한국컨소시엄(KBC)을 구성했고, 자금 마련을 위해 2010년 대주단(미국수출입은행, 캐나다 수출발전은행, 한국산업은행 등)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2012년 4월 바하마이닝이 불분명한 이유로 돌연 3,000억원의 투자비 증액을 요구했다. 이 자금이 60일 이내에 확보되지 못하면 약정에 따라 디폴트가 선언될 위기여서 바하마이닝의 주가가 1달러에서 5~7센트로 곤두박질쳤다. 대주단은 긴급 협의 끝에 60일이 된 시점인 2012년 6월 투자금 회수 대신 디폴트 유예를 위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후 공사는 일부 사외이사들이 손을 떼는 게 낫다고 제안했지만, 2012년 8월 바하마이닝을 대신해 지분을 90%로 올리기 위한 추가 투자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수 차례에 걸쳐 6,000억 원 이상 투자가 이뤄졌고, 디폴트 위기는 올해 5월 대주단이 볼레오에 투자한 자금을 바하마이닝 대신 광물공사가 갚기로 지급 보증하면서 해제됐다. 결국 당초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공사의 투자 금액은 총 8,911억원으로 늘었고 지급보증 때문에 3,500억원 가량의 우발 채무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공사는 대주단에 추가로 1조882억원 규모의 자산을 담보 제공했다. 대주단이 져야 할 투자 위험까지 공사가 떠안은 셈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2조원이 넘는 혈세가 공중 분해 될 수 있다.

문제점은 지난 7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감사원은 광물공사가 투자비를 늘리기 위해 볼레오 사업의 기준 수익률을 당초 10%에서 8%로 낮추고, 5.36%였던 내부 산정 수익률을 8%로 올리는 등 경제성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 측이 지속 투자한 것은 채산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디폴트가 선언되면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됐다”며 “사업을 접을지 계속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운영권을 갖고 사업을 지속해 정상화 시키는게 낫겠다고 이사회에서 최종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공장 건설이 마무리 단계여서 내년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구리 가격이 오를 때 판매량을 늘리면 사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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