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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빴지만... 축구 덕담에 현안 논의까지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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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빴지만... 축구 덕담에 현안 논의까지 화기애애

입력
2014.10.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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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호텔 환담 이어 총리·여야 대표와 잇단 면담

"결실의 계절" "세 분 친숙한 얼굴"

北 그동안 맹비난해왔던 김관진 실장에도 다정한 모습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전례 없는 전격 방문은 12시간여 동안 긴박하게 진행됐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측 대표단과의 회담, 선수촌 방문,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면담, 폐막식 참석 등의 일정이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면서도 우리 측의 따뜻한 환대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대표단 일행 11명(경호원 포함)을 태운 비행기가 4일 오전 9시 평양을 출발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한 것은 오전 9시 52분. 북한 대표단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의 영접을 받은 뒤 인천 시내 오크우드 호텔로 이동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임을 가졌다. 류 장관은 아시안게임 남녀 축구 결승전과 관련, “북측이 아마 대승적 관점에서 여자는 (남측에) 이겼으니까 남자는 양보하자고 한 게 아닐까”라고 농담을 건네자 북측 김양건 부장이 “축구는 북과 남이 독차지했다”고 화답하는 등 양측은 20분 가량 덕담을 나눴다. ???

북측 대표단은 이어 오후 1시 50분쯤 인천 시청 인근 한식당 ‘영빈관’에 도착해 김관진 안보실장, 류 장관 등 우리측 대표단 8명과 2시간 가까이 식사를 하며 남북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북측 대표단께서 아주 좋은 가을 날씨를 몰고 오셨다”며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다. 남북 관계도 아마 그 수확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한은 국방장관 시절 대북 강경 성향을 보인 김 실장에게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어왔으나, 이날 자리에서는 예상외로 다정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북측 김양건 부장은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이지만 처음 만났으니까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김 실장은 “우리나라 TV에서 세 분이 자주 나와서 얼굴이 낯설지 않다. 친숙하다”고 말해 김 부장이 웃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회담에 대해 “여러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은 회담 이후 인천 구월동의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방문해 북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들은 이어 오후 6시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이동해 폐막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정홍원 국무총리와 여야 의원들을 잇따라 만났다. 2007년 남북총리회담 이후 7년 만에 현직 총리가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정 총리와 북측 대표단은 14분간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눴다.

북한 대표단은 오후 7시부터 우리측 대표단과 귀빈석 같은 줄에 나란히 앉아 폐막식을 지켜봤다. 특히 인민군복을 입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검은색 양복 차림의 김관진 안보실장의 바로 왼쪽에 앉아 수시로 귓속말을 주고 받는가 하면 손을 잡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황병서는 폐막식 말미 김 실장에게 귓속말로“총리와 차 한잔 마시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정 총리와의 2차 면담이 이뤄졌다. 남북 대표단은 9시 33분쯤 다시 만나 7분 가량 작별 인사를 나눴다.

북한 대표단은 바쁜 일정을 소화한 탓에 저녁 식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북 대표단에게 저녁 식사 여부를 물었지만 이들은 ‘점심을 늦게 잘 먹어서 일 없다. 비행기에서 알아서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북한 대표단을 태운 전용기가 오후 10시 2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하면서 짧고 긴박했던 방문은 마무리됐다. ?

이동현기자 nani@hk.co.kr 인천=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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