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軍서 물러나 민간 실세로… 김양건, 남북 고비 때마다 특사 역할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맞춰 전격 방문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북한의 2인자 그룹으로 분류되는, 북한 내 손꼽히는 권력 실세들이다.
특히 주목 받는 이는 황병서 총정치국장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승승장구한 그는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사실상 권력 2인자로 부상한 최고 실세로 꼽힌다. 지난 4월 대장으로 진급한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같은 달 차수 계급까지 달며 초고속으로 승진했고 5월에는 군부 서열 1위에 해당하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맡았다. 지난달 25일에는 북한 최고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직까지 꿰찼다. 이 같은 그의 지위를 반영하듯 이날 남북 대표단 회담에서 김양건 부장이 “총정치국장 동지의 승인을 받아서 간단히 말하겠다”고 하는 등 황병서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문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황병서의 무게감 때문이다.
황병서는 김정은 체제에서 핵심조직으로 부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로 지난 3월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조직지도부는 2000년대 초 김정은의 친모인 고영희와 협력해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주도했던 곳으로 현재 김정은 체제의 최대 비호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을 결정한, 이른바 ‘삼지연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김정은 체제에서 승승장구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황병서의 부상 이전에 권력 2인자로 꼽혔던 인사다. 총정치국장 등의 요직을 꿰찼다가 지난 5월 황병서에게 자리를 내줬고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방위 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장성택의 측근이기도 했던 최룡해는 조직지도부와의 권력 싸움에서 밀려난 것으로 관측됐으나, 지난달 장성택 후임으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돼 건재를 과시했다. 아울러 근로단체 담당 당비서를 맡고 있어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룡해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둘째 아들이다.
김양건 부장은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실세로 특히 2007년 통일전선부장에 올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남측에도 잘 알려져 있는 그는 남북 관계가 고비를 맞는 순간마다 특사 역할을 하며 양측의 숨통을 튀우는 역할을 해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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