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불꽃축제 열려…한강공원에만 43만명 운집
4일 서울 여의도 밤하늘에 꽃들이 만개했다.
이날 '2014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 등 일대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개막식이 열린 오후 7시께 한강공원에만 시민 43만명(경찰 추산)이 모였고, 한국·영국·중국·이탈리아 등 4개국 대표 연화팀이 선보이는 불꽃 수만 발이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굉음과 함께 솟아오른 작은 불씨들은 하늘에서 춤을 추다 꽃잎으로 변해 스러졌다. 불꽃은 서울의 야경과 어우러져 멋을 더했다.
가족과 연인, 친구 등과 함께 나온 시민들은 공중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탄성을 연발했다. 일교차가 크고 강바람이 쌀쌀한 탓에 목도리와 담요 등을 미리 챙겨 방한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강경모(39)씨는 아내, 딸과 함께 오후 5시 30분께 마포대교 인도에 자리를 잡고 김밥 등을 먹으며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강씨 부부는 "1회 때 자리를 잘 잡아 바로 앞에서 봤는데 그때의 환상적인 광경을 잊을 수 없다"며 "날이 춥긴 하지만 끝까지 보고 갈 것"이라며 웃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앞에서 만난 미국인 영어 강사 제이슨(29)씨는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오는데 이미 땀을 흠뻑 흘렸다"며 "사람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바람은 제법 차가웠지만 쾌청했던 이날 오후, 시민들은 일찌감치 밖으로 나와 관람 명당을 잡았다.
축제 본 무대가 마련된 여의도 한강공원은 오후 2∼3시께부터 이미 사람들로 붐볐고, 본 행사가 시작되기 2시간 30분 전인 오후 4시 30분께 15만명이 모였다.
잔디밭과 자전거 도로, 한강 다리 밑 공터 등 곳곳에 관람객이 펼친 돗자리나 텐트가 등장했다. '숨겨진 관람 명소'로 꼽히는 노들섬, 사육신공원, 한강대교 전망대, 선유도 등에도 관람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마다 치킨과 돗자리 등 각종 노점이 모여들어 흥겨운 분위기였다.
한강변 아파트에 사는 시민들도 창문 너머 축제를 즐겼다.
용산구 서부이촌동에 사는 회사원 조모(29·여)씨는 "아파트 주차장 등 주변 도로에 주차된 차들로 몸살을 앓았다"며 "친구들과 음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행사를 볼 수 있으니 즐겁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여의상류IC 구간 1.6㎞ 양방향과 올림픽대로·노들길에서 63빌딩으로 향하는 진입로의 차량 운행을 통제했다.
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여의도 일대에 경찰 18개 중대 1천600여명, 소방차 32대와 선박 5정, 소방 인력 139명이 배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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