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품 많고 반품 어려워 주의해야
대학생 윤현아(24)씨는 9월에 여성의류 11벌을 배송비 2만원을 포함해 9만5,000원에 구매했다. 윤씨가 블라우스 4,900원, 원피스 8,000원, 겨울코트 14,000원, 반바지 3,000원이라는 염가로 의류를 구입한 곳은 중국의 최대 오픈마켓 ‘타오바오(淘寶)’. 윤씨는 “한국에서라면 코트 한 벌도 못 살 가격”이라며 “중국 직구를 시작한 이후로는 그 동안 싸다고 생각했던 국내 오픈마켓의 가격조차 비싸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연간 1조원(2013년 기준)을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에 타오바오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구매 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2011년 중국 직구건수는 1,000여건이었으나 2012년 1만1,000건, 2013년엔 4만 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는 4만5,000건으로 작년에 비해 137% 증가했다. 현재 몰테일을 비롯해 국내에만 200여 개의 배송대행업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구매 전 재고나 사이즈를 ‘아리왕왕((阿里旺旺)’이라는 전용 온라인 메신저로 판매자에게 확인해야 하고 가격 흥정이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때아닌 생활 중국어 열풍도 불 정도다.
타오바오의 인기는 무엇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 때문. 공장직영 의류는 물론이고 국내 판매가가 16만원대인 태블릿PC를 타오바오를 통해 직구하면 5만원대에, 20만원대인 거위털 침구는 5~6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이전에는 주로 미국과 영국ㆍ프랑스 등의 고가 브랜드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던 직구가 이제는 저가 물품을 더욱 저렴하게 구입하는 통로로 확장된 것. 또 ‘없는 것이 없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끈다. 의류와 가전제품, 가구, 애완동물 용품 같은 생활용품에 국내에서 품절되거나 해외에서만 한정 판매된 연예인 기념품 같은 취미용품도 구할 수 있다. 구매 방법도 간단하다. 사이트에서 원하는 물건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은 후 판매자와의 흥정에 성공하면 가격이 수정된다. 수정된 가격으로 공인인증서나 별도의 검증 없이 비자나 마스터카드, JBC카드의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번호만 입력해 결제하면 끝.
한편 타오바오 이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타오바오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대부분 가품일 가능성이 높다. 보름 전 타오바오에서 운동화를 구입했던 윤모(27)씨는 “판매자가 정품이라고 해서 믿고 샀는데 가품이라고 해서 통관에서 (운동화가)반송됐다”고 전했다. 가품은 통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송되거나 폐기처분 되는 경우에는 폐기처분 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또 반품이나 환불 시 판매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고, 중국은 택배 오배송이 잦아 구입한 물품이 엉뚱한 곳으로 배달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구입하기 전에 가품 여부를 비롯해 사이즈와 원단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