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 등 구기종목서 금메달… 무더기 군 면제 혜택
은메달 男골프·배구도 기회 놓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태극전사들은 병역 면제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의 극적인 역전 우승을 재현한 남자 농구 대표팀은 김종규(23ㆍLG) 김선형(26ㆍSK) 이종현(20ㆍ고려대)이 병역 혜택을 누린다. 또 군인 신분인 일병 오세근(27ㆍ상무)은 남은 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곧바로 전역을 한다.
2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축구 대표팀은 20명 전원이 군 문제를 해결했다. 대회 규정상 23세 이하의 젊은 피로 선수를 구성한데다 연령과 상관 없이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김신욱(26) 김승규(24ㆍ이상 울산) 박주호(27ㆍ마인츠) 역시 병역을 마치지 않은 상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4주간의 군사훈련 만으로 병역을 대체한다.
반면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력히 희망했지만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22ㆍ레버쿠젠)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듯 하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라서 소속팀은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레버쿠젠은 대한축구협회의 차출 요청을 받고 고민했지만 빡빡한 경기 일정과 부상을 우려해 팀의 간판 손흥민을 보내지 않았다.
2연패를 달성한 야구 대표팀도 13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13명 중 1985년생 동갑내기 오재원(두산)과 나지완(KIA)은 야구 인생에서 넘어야 할 큰 산 하나를 넘었다. 금메달을 놓쳤다면 당장 글러브와 방망이를 멀리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뻔 했다. 둘은 나이 제한에 걸려 상무, 경찰청에 갈 수도 없다.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금메달을 안긴 임용규(23ㆍ당진시청)와 정현(18ㆍ삼일공고)도 큰 짐을 덜었다. 정현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2년이란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 하는데 걸림돌이 없어졌다”며 “꿈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금메달의 주인공 박성빈(14ㆍ대천서중)과 고교생 사수 김청용(17ㆍ흥덕고) 도 ‘행운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반해 금메달을 놓치고 두 발을 구르는 선수도 꽤 많다. 개인전, 단체전에서 1개 이상의 금메달은 거머쥘 줄 알았던 남자 골프와 프로 선수들이 즐비한 남자 배구가 대표적이다.
한편 ‘말년 병장’이 후배들에게 병역 특례 선물을 준 경우도 있다.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의 손완호(26)와 유연성(28)은 단체전 결승에서 팀을 우승을 이끌고 이동근(요넥스) 김사랑(25) 김기정(24) 등 군 미필 후배들과 전역이 1년 남짓 남은 고성현(27)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겼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들의 전역일이었다. (관련기사 ▶ 제대하던 날 '병역 브로커' 된 두송이 꽃)
또한 전역을 16일 남겨두고 금메달을 따낸 사이클 트랙 남자 단체 스프린트 대표팀의 임채빈(23)은 “같은 팀의 손제용(20)에게 특례 혜택을 줬다”며 웃어 보였다.
스포츠선수에 대한 병역특례제도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대상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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