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육상 히어로' 여호수아의 재발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육상 히어로' 여호수아의 재발견

입력
2014.10.03 16:53
0 0

1600m 계주 대역전극… 폐막식 한국선수단 기수 선정

2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4 인천아시안경기대회' 남자 1600m 릴레이 결승 경기가 열린 가운데 대한민국 마지막 주자 여호수아가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뉴시스
2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4 인천아시안경기대회' 남자 1600m 릴레이 결승 경기가 열린 가운데 대한민국 마지막 주자 여호수아가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뉴시스

여호수아(27ㆍ인천시청)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낳은 한국 선수 히어로 중 한 명이다. 4관왕의 이나영(볼링), 고교생 2관왕의 김청용(사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박성빈(요트)처럼 금메달은 없지만, 전 경기를 통틀어 가장 짜릿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2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와 1,600m 계주. 여호수아는 30여분 간격으로 잇달아 트랙에 등장해 한국 육상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는 오후 7시45분에 시작한 400m 계주에서 시상대에도 서지 못했지만, 35분 뒤 8시20분 시작한 1,600m 계주에서는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주자로 바통을 건네 받은 그는 결승선 바로 앞에서 몸통과 머리를 들이밀며 2위를 달리던 사우디아라비아에 화끈한 뒤집기쇼를 선보였다.

‘기적의 레이스’로 표현되는 이날 경기에서 여호수아는 출전 자체가 극적이었다. 원래 1,600m 계주의 마지막 주자는 한국체대의 최동백(20)이었다. 그러나 최동백이 결선을 앞두고 허벅지 근육을 다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육상 선수단의 총감독을 맡은 김복주 육상경기연맹 트랙ㆍ필드 기술위원장이 고심 끝에 여호수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호수아는 “400m 계주가 끝나자마자 김복주 기술위원장님이 다가와 ‘1,600m도 뛰어야겠다’는 얘기를 했다. 정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전국체전에서도 35분 만에 경기를 또 뛴 적은 없다. 오늘이 처음”이라며 “기회일까 싶기도 하면서 ‘망신 당하는 것 아닐까’ 걱정도 들었다. 결승선 직전까지 3등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록이라도 단축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 몸을 내밀었다”고 웃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여호수아가 따라잡은 사우디아라비아 마지막 주자의 존재다. 그는 이번 대회 400m에서 금메달을 딴 유세프 아흐메드 마스라히다. 바로 직전 400m 계주를 뛴 데다 1,600m 출전 사실조차 몰라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던 여호수아는 “주종목이 400m가 아니다 보니 사우디 선수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랬기에 더 마음 편하게 뛴 것 같다”고 웃었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한국선수단은 여호수아를 폐회식 기수로 뽑았다. 한국 선수단은 대한육상경기연맹을 통해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폐회식의 기수로 남자 200m 동메달, 1,600m 은메달을 따낸 여호수아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한편 한국 육상은 은메달 4개와 동메달 6개로 대회를 마감했다. 애초 내세운 ‘금메달 3개’ 목표 달성은 성공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귀화 용병을 앞세운 바레인의 ‘오일 머니’탓이 크다. 하지만 여호수아의 200m 동메달과 1,600m 계주 은메달에 이어 남자 허들 110m에서 한국 신기록(13초43)으로 은메달을 딴 김병준,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획득한 임은지 등 의미 있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