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다변화 전략의 일환인 듯
북한 제네바대표부 대사가 “북핵 문제에 대한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약 6년째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서세평 북한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2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서 대사는 “내가 생각하기에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6자회담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현 시점에선 그러한 대화를 원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한국 역시 준비가 안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날 6자회담 재개를 언급한 것은 6자회담에 실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기 보다는 최근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다변화 외교전략의 한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최근 리수용 외무상을 유엔총회에 보내고 러시아와의 관계모색에 나서는 등 중국 일변도의 외교전략에서 벗어나 유럽과 일본 등으로 대외행보를 넓히려는 시점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이 북핵 문제 등에서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피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제네바는 국제기국들이 집중된 곳”이라면서 “서 대사의 제네바 발언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미지를 환기시키려는 상징적 차원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이날 6자회담이 재개되지 못한 데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의 책임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기존 주장을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6자회담 재개조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서 대사가 한미일의 책임을 거론한 것은 결국 북한이 주장하는 조건 없는 대화재개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는 것뿐”이라면서 “서 대사의 발언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적극적 의지를 읽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 대사는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그건 날조된 루머"라고 일축한 뒤 김 1위원장이 발목 수술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 역시 오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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