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우 극적인 결승골, 한국 축구 28년 만에 AG 금
한국과 북한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이 열린 2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는 4만7,120명의 관중이 입장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온종일 흐린 날씨였지만 36년 만에 성사된 ‘남북 대결’에 열기가 들끓었다.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붉은 악마와 남북 공동응원단이 흥을 돋웠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원 코리아! 통일 슛 골인!’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경기 시작 10여분 전에는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함성이 터졌다. 경기 초반에는 모든 관중이 ‘아리랑’을 합창하는 장관도 연출됐다.
하지만 ‘원 코리아’의 구호와 달리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를 끝으로, 북한은 1978년 이후 금메달과 인연이 없어 양보 없는 혈투가 120분 동안 계속됐다.
0-0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승부차기를 예감하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갈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임창우(22ㆍ대전)가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문을 갈랐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 우승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으면서 아시아 맹주로 인정을 받았다. 역대 네 차례(1970년ㆍ1978년이상 공동우승ㆍ1986년ㆍ2014년) 우승으로 이란(1974년ㆍ1990년ㆍ1998년ㆍ2002년)과 함께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 팀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올해 들어서만 북한에 두 차례 패했던 연령별 남녀대표팀의 설움도 달랬다. 여자 축구는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북한에 1-2로 졌고, 16세 이하 남자대표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에서 1-2로 진 바 있다. 여기에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결승까지 7전 전승, 사상 첫 무실점의 우승으로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북한은 후반 28분 박광룡(바두츠)이 헤딩 슈팅으로 골대를 강타하는 등 만만치 않는 전력을 과시하면서도 볼 점유율에서 35-65로 밀렸다.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