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게도 저 사진을 흘깃 본 뒤 떠오른 이미지는 ‘톰과 제리’의 어떤 장면이었다. 제리 마우스가 토머스캣을 늘 골려 먹는, 미국 MGM사의 인기 애니메이션. 숭숭 구멍 뚫린 벽에서 에멘탈치즈가, 고개를 쏙 내민 아이들 모습에서 치즈에 환장하던 제리가 연상됐을 것이다.
당시 미국인들은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을 뒤집은 저 드라마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고 한다. 70년대 중후반은 미국 서민들의 삶이 케인지언 경제정책과 베트남전쟁 후유증으로 아주 힘겹던 때였다. 하지만 드라마의 서사와 반대로, 미국 사회는 신보수주의와 레이거노믹스의 문턱을 막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외신은 지난달 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치 지도자들이 UN 연설에서 격한 설전을 주고받아 이달 말 예정된 영속적인 휴전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는 소식과 함께 지난 달 말 가자지구 인근에서 찍은 저 사진을 올렸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가자=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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