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野 겨냥 작심한 듯 비판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국회 걱정"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새 정부가 들어서고 거의 2년 동안을 정치권의 장외 정치와 반목 정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야당을 거듭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치권이) 모든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한 것은 세월호특별법을 걸어 장외투쟁을 벌이고 국회를 파행시키는 등 국회 운영에 제동을 걸어 온 야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 장기 공전으로 인해 국정감사 등 모든 일정이 늦어지고 있고 법안도 150일째 한 건도 통과되지 않고 있어 민생경제 지원과 내수 활성화, 국민안전시스템 구축 등에 어려움이 크다”며 “국회 본회의에 계류돼 있는 91개 안건 외에도 민생과 직결된 수많은 법안들이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못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 달 캐나다 국빈 방문 때 한ㆍ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한 일을 언급하며 “서명 시에 캐나다 측에서 ‘이렇게 힘들게 서명하지만 한국 국회에서 언제 비준될지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국회를 걱정할 정도로 우리 국회 상황이 국제사회에 전부 알려져 있고, 그 상황이 국익과 외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지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달 16일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하면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여야를 압박한지 두 주 만에 또 다시 국회를 겨냥한 것은 야당의 ‘발목 잡기’가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세월호특별법 협상 타결에 대해 “뒤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민생법안이 잘 처리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뒤늦었지만 (야당이) 국회에 들어오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민생법안이 잘 됐으면 좋겠고, 세월호 특별법도 잘 처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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