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타케산(御嶽山ㆍ3,067m) 분화로 일본에서 가장 높고 수도권에서도 가까운 후지산(富士山) 분화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중에서도 후지산 분화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고 일찌감치부터 경고해온 사람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람이 일본 화산분화예지(預知)연락회장 후지이 도시쓰구(藤井敏嗣) 도쿄대 명예교수다.
후지이 교수는 2년 전 도쿄신문 기고에서 후지산 분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후지산은 1707년 이후 300년 이상 분화하지 않고 있다. 후지산은 지난 3,200년간 분화 횟수가 100차례를 넘어 평균 30년에 한번 꼴로 분화를 했다. 분화 간격을 보면 앞으로 언제 분화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20세기 이후 발생한 규모 9 이상의 거대 지진은 세계에서 다섯 건밖에 없는데, 그 모든 경우에 주변 화산이 지진 당일부터 수년 이내에 분화했다. 수백 년간 잠자고 있다가 분화한 화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규모가 큰 폭발을 일으켰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후지산의 다음 분화는 300년 전 분화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300년 전과 비슷한 폭발적인 분화가 일어날 경우 상공에 분출하는 화산재는 서풍을 타고 일본 수도권을 덮칠 것이다. 후지산에서 수십㎞ 이내 지역은 수십㎝ 이상의 화산재, 화산돌이 떨어져 쌓일 것이고, 도심부에도 수㎝의 화산재로 덮일 것이다. 수도권 고속도로는 통행불가 상태에 빠질 것이다. 신간센 역시 화산재로 운행불가 상태가 되고 화산재가 공중에 날리고 있는 동안은 비행기 운항도 중지된다. 하네다, 나리타공항도 물론 기능할 수 없어져 수도권 교통이 거의 마비된다. 식료품의 고갈도 우려된다. 화산재를 제거하지 않는 한 어떤 공급도 불가능해질 수 있다. 후지이 교수는 “화산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예상가능한 분화에 대비해 화산재 제거와 관련된 다양한 대응조치를 지금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지이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역시 “언제 후지산 폭발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산에 오르는 시기에 정상 부근에서 분화가 일어난다면 작은 규모라도 큰 피해를 낼 것이며 사람이 거의 없는 시기에 서쪽에서 분화한다면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후지이 교수는 향후 후지산 폭발이 이번 온타케산처럼 예측이 어려운 ‘수증기 폭발형’이라면 대비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1년에 한 번씩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대응체계를 갖추겠지만 언제 분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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