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피로 누적에도 연습 강행군, 교과서급 표정 연기로 시선 집중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 도전, 中 덩썬웨와 대결 관전포인트
‘요정’의 ‘아시아 퀸’ 대관식이다.
손연재(20ㆍ연세대)가 1, 2일부터 시작하는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 출전해 금빛 연기를 펼친다. 4년 전 16세 여고생 신분으로 광저우 대회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대표팀 막내가 어느새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 유력 후보로 훌쩍 컸다.
손연재는 28일 터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곧바로 귀국했다. 이튿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9일과 30일 오전에는 인천 서운고등학교 강당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오후에는 결전의 장소 남동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적응 훈련을 마쳤다.
손연재는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 ‘대형 선수’로 주목 받았다. 2010년 시니어 무대를 밟은 뒤에도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5위, 2013년 아시아선수권 3관왕, 2014년 세계선수권 후프 동메달 등의 성과를 올렸다. 귀여운 외모에 빼어난 실력까지 겸비한 덕분에 ‘리듬체조 요정’이라는 수식어도 달았다.
손연재의 강점은 풍부한 표현력이다. 심판 강습회에서 ‘표현력의 교과서’로 선정됐을 만큼 음악에 맞는 표정 연기가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한 달간 2개의 대회를 치르느라 피로 누적이 우려되지만 김주영 리듬체조 대표팀 감독은 “손연재는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가족과 떨어져 외국을 왔다 갔다 한 경험이 손연재의 정신력은 물론 체력도 키워줬을 것”이라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손연재의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는 중국의 덩썬웨(22)다. 덩썬웨는 올 시즌 발목 부상에 시달려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하며 4위에 오른 손연재를 압박했다. ‘중국의 손연재’라고 불리는 덩썬웨는 타고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우아한 연기를 펼친다.
손연재는 덩썬웨를 견제하면서도 대회 2관왕에 목표를 뒀다. 먼저 1일 오후 6시부터 개인 예선을 겸한 팀 결승전을 치른다. 단체전은 각 팀마다 출전하는 4명의 점수를 합산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단체전에서 강세를 보이는 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이다. 손연재는 “팀 경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가 같이 하기 때문에 예상을 할 수 없지만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손연재는 김윤희(23ㆍ인천시청) 이다애(20ㆍ세종대) 이나경(16ㆍ세종고)과 함께 단체전에 나선다.
손연재의 본격적인 개인종합 결승은 2일 오후 6시에 시작한다. 이번 대회는 개인종합과 종목별 메달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와 달리 올림픽처럼 네 개의 종목 점수를 합산한 개인종합 점수로 금메달 주인공을 결정한다.
손연재는 “홈 그라운드 인천에서 열리는 만큼 제일 좋은 성적과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올 시즌 목표가 아시안게임이다.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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